정부가 현행 전기요금 누진제의 틀을 유지하되 여름철인 7~8월에만 한시적으로 부담을 완화해주는 방안을 상시화하기로 했다. 이에 얼마나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관합동 전기요금 누진제 태스크포스(TF)가 산업통상자원부에 전달한 최종 권고안에 따르면 여름철마다 반복되는 누진제 논란을 끝내고 냉방 기기 사용 증가에 다른 소비자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고자, 여름철엔 누진제 구간을 확대하기로 했다.
현행 주택용 전기요금 체계는 월 사용량 0~200kWh 구간(1단계)에서는 1kWh당 93.3원, 200~400kWh 사용 구간(2단계)에서는 1kWh당 187.9원, 400kWh 초과 구간(3단계)에서는 1kWh당 280.6원이 적용된다.
이번에 TF가 확정한 최종 권고안에는 7~8월 두 달간 상한선을 1단계는 300kWh, 2단계는 450kWh로 각각 늘리도록 했다. 이는 지난해 여름 폭염 당시 산업부와 한전이 시행한 한시적 할인과 같은 방식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얼마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
◇1인 가구, 6평 벽걸이에어컨 매일 5시간 사용한다면 = 1인 가구인 A 가정에서는 평소 월 180kWh의 전력을 사용한다. 월 전기요금은 1만5570원 선.
여름철을 맞아 A 가정에서는 6평 벽걸이 에어컨을 장만했다. 에어컨을 살펴보니 소비전력이 660W였고, 이 가정에서는 일 평균 5시간씩 에어컨을 사용했다. 월 99kWh의 전력이 추가로 사용된 셈이다.
A 가정은 원래대로라면 월 279kWh의 전력을 사용해 누진 요금이 적용되면서 3만9900원(기본료 1600원+전력량 요금 3만3504원+부가가치세 3510원+전력산업기반기금 1290원)의 전기요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누진제 개편안이 적용되면 A 가정은 월 300kWh 이하의 누진제 1단계에 속해 3만630원(기본료 910원+전력량 요금 2만6030원+부가가치세 2694원+전력산업기반기금 996원)만 내면 된다.
A 가정의 경우 이번 누진제 개편으로 총 9270원의 할인 혜택을 보는 셈이다.
◇4인 가구, 18평 인버터에어컨 매일 5시간 사용한다면 = B 가정은 4명의 가족이 함께 살고 있다. 이 가정은 월평균 270kWh의 전력을 소비한다. 월 전기요금은 평균 3만7980원이다.
B 가정에서는 여름을 앞두고 18평용 인버터 에어컨을 설치했다. 이 인버터 에어컨의 소비전력은 2200W. 그렇다면, 7~8월에 어느 정도 전기요금이 나올까?
일 평균 5시간씩 에어컨을 사용하면서 더위를 식혔다면 한 달간 총 600kWh(월 평균 전력소비 270kWh+에어컨 330kWh)의 전력을 사용하게 된다. 이 경우, 전기요금은 13만6040원(기본요금 7300원+전력량 요금 11만2360원+부가가치세 1만1966원+전력산업기반기금 4420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번 누진제 개편으로 B 가정에 실제 청구되는 전기요금은 12만27원(기본료 7300원+전력량 요금 9만8265원+부가가치세 1만557원+전력산업기반기금 3905원)으로 줄어든다. 결국 1만6013원의 요금할인 혜택을 받는 것이다.
한편, 이번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으로 TF는 지난해 사용량 기준 1629만 가구가 월 1만142원 수준의 전기요금 할인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올여름 기온이 2017년과 같은 평년 수준이면 요금할인 대상 가구는 1541만 가구가 월 9486원의 할인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