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사들이 현재 모멘텀이 크지 않은 기업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하는 경향이 높아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는 경기부진 등을 감안한 전망이 반영된 레이팅 액션으로, 추가적인 등급조정업체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최근 등급 및 등급전망 하향조정 업체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연구원은 “평가사 내부적으로 이전부터 등급 하향조정에 대한 컨선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업체들에 대해 현 시점에서의 등급 조정 모멘텀이 아주 크지 않은 경우에도 실제 레이팅 액션을 하는 경우를 찾아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등급 하향조정을 하든 안하든 이상하지 않은 업체들에 대해 과거에는 등급을 유지하는 경향이 컸다면 최근에는 하향조정을 하는 경향이 다소 커졌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이는 전반적인 경기가 부진하고 향후에도 경기부진을 탈피하기 쉽지 않은 상황인 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면서 “업황이나 전반적인 경기상황을 감안할 때 향후의 기업실적도 저하기조를 탈피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서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당장의 모멘텀은 크지 않아도 향후 전망(forward looking)을 반영한 레이팅 액션이 나오는 것”이라고 파악했다.
이어 “과거 실적 수치들에 의존한 레이팅 액션에서 forward looking을 반영한 레이팅 액션이 나오는 경향이 커지면서 신평사별로 전망이 같을 수는 없기에 등급 스플릿(불일치)이 발생하는 경향도 자주 나타나고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한국기업평가는 하이트진로 및 하이트진로홀딩스의 등급전망을 하향조정(A/S, A/S → A/N, A-/N)했고, 해태제과식품은 등급을 하향조정(A/S → A-/S)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연합자산관리의 등급전망을 하향조정(AA/S → AA/N)했고, OCI의 등급전망도 하향조정(A+/S → A+/N)했다.
김 연구원은 “이들 업체 외에도 실적이 부진한 상태에 있거나 재무안정성이 떨어져 신평사 내 부적으로 등급조정 컨선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업체들의 경우, 현재 시점에서의 등급 조정 모멘텀이 아주 크지 않아도 등급 내지 등급전망 변동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는 점에 대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일례로 △전방산업인 건설업 부진의 영향권 내에 있는 건자재업종에 속해 있는 업체인 LG하우시스와 KCC △중동지역 수주 환경 악화 등으로 실적 저하세에 있는 중전기기 업종에 속한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과 효성중공업 △전방산업인 자동차산업 부진의 영향을 받는 철강업체인 세아베스틸 등을 꼽았다.
김 연구원은 “그 외에도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등에 대한 우발채 무부담이 크게 증가한 대형 증권회사인 NH투자증권, 공격적 경영전략 구사로 재무부담이 과중한 상태인 CJ제일제당 등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