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오늘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제청을 받고 윤석열 지검장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인선 배경에 대해 고 대변인은 “윤 후보자는 검사로 재직하는 동안 부정부패 척결과 권력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강직함을 보여줬다”며 “특히 서울중앙지검장으로 탁월한 지도력과 개혁 의지로 국정농단과 적폐청산을 성공적으로 이뤄왔고 검찰 내부나 국민에게 두터운 신망을 받아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자가 아직도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각종 비리와 부정부패를 뿌리 뽑음과 동시에 시대적 사명인 검찰개혁과 조직 쇄신 과제도 훌륭하게 완성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검찰 기수문화를 파괴하는 파격 인사라는 평가에 대해 고 대변인은 “기수 파괴 부분에 대해서는 그간 검찰 내부에 있었던 관행들 있긴 하지만 청와대가 언급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검찰 내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특히 고 대변인은 “윤 후보자의 인선 배경은 브리핑에서 말했듯이 앞으로의 검찰 개혁 조직 쇄신, 그간 보여줬던 부정부패, 비리 척결 확고한 수사 의지 반영돼 후보자로 지명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윤 후보자가 문무일 검찰총장 후임자로 문 대통령이 지명함에 따라 법무부는 인사혁신처로 내용을 보내고 18일 국무회의에서 정부 인사발령안을 심의·의결하게 된다. 문 대통령의 재가를 통해 인사청문 요청서를 국회에 보내면 국회 인사청문회는 임명동의안이 제출된 날부터 20일 이내에 마쳐야 하며 그 안에 끝내지 못하면 10일을 더 쓸 수 있다. 이후 최종 문 대통령이 임명한다. 문 총장의 임기는 다음 달 24일 만료된다.
문 대통령의 이번 인선은 검찰개혁과 적폐청산에 무게를 둔 인사라는 평가다. 특히 수사권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 개혁에 반기를 든 검찰 내부 조직을 쇄신하겠다는 의지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사법연수원 23기인 윤 검찰총장 후보자가 총장이 된다면 서열문화를 중시하는 검찰의 관례에 따라 고검장·지검장 등 주요 보직에 있는 19~22기 20여 명이 옷을 벗을 가능성이 커 대대적 세대교체가 불가피해졌다. 특히 윤 후보자가 현재 수사 중인 ‘적폐청산’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에서 국정원 대선개입의혹을 수사하다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특검팀에 합류해 부활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되는 파격 인사를 받은 후 그동안 이명박 전 대통령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건 등 적폐청산 수사를 이끌고 있다.
한편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13일 김오수 법무부 차관, 봉욱 대검찰청 차장검사,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이금로 수원고검장 등 4명을 최종 후보군으로 선정해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