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취임 후 처음으로 대기업을 방문했다. 지난해 12월 11일 취임사에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중소·중견기업과 대기업의 기업인들을 가장 많이 만나는 부총리가 되도록 하겠다”고 공언한 지 6개월 만이다.
홍 부총리는 이날 취임 후 열다섯 번째 현장방문지로 SK이노베이션 울산CLX 공장을 찾아 시설을 돌아보고 업계 관계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는 김창범 한화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손옥동 LG화학 사장, 박경환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 총괄 등 석유화학 업계 대표자들이 참석했다.
앞서 홍 부총리는 현장방문지로 주로 중소·중견기업을 찾았다. 2월 KT 과천사옥을 방문했지만, 당시 방문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주관한 행사 참석이었다. 홍 부총리가 단독으로 대기업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일정은 대기업 관계자들과 면담보단 주력산업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그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4~5개 영역별로 대기업 관계자 여러 사람과 함께 투자 애로도 해소하고, 그분들 의견도 경청하고, 정부도 요청할 게 있으면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 대부분의 주력산업이 대기업 의존도가 커 다음 현장방문지도 대기업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반도체·자동차 업계와 간담회에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방문 가능성도 점쳐진다. 전임 김동연 부총리는 임기 중 구본준 LG그룹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났다.
한편, 홍 부총리는 이날 간담회에서 제기된 의견들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방침이다.
그는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가장 많이 제기한 내용은 추가 투자를 하려고 할 때 부지 확보가 어렵고, 공업용수도 안정적으로 확보돼야 한다는 의견이었다”며 “연구개발(R&D) 세액공제와 생산성 향상을 위해 세제지원을 해주면 좋겠고, 52시간 근무제와 관련해선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뿐 아니라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해달라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이제까지 검토한 내용들을 설명했고 최대한 지원할 생각”이라며 “일례로 용수 문제로 산업단지 투자가 진행이 안 됐는데 상반기에 해결하면서 투자가 되게 됐고, 업체도 만족해했다. 하경정을 포함해서 기업 대규모 프로젝트가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