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훙하이는 이날 대만 북부 신베이(新北) 본사에서 개최한 투자자 설명회에서 필요하다면 미국시장용 아이폰 모두를 중국 이외 지역에서 생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애플 사업에서 매우 중요하다. 핵심시장인 것은 물론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제품 대부분이 중국 본토에서 생산된다. 특히 훙하이의 중국 자회사인 폭스콘(Foxconn)은 현재 아이폰 생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재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깨지면 약 3000억 달러(약 354조4500억 원) 규모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그럴 경우 아이폰 등 애플 제품이 관세 대상이 된다.
대만 총통선거에 출마한 궈타이밍(郭台銘) 훙하이 회장의 유력한 후계자로 꼽히는 류양웨이(劉揚偉) 반도체 부문 대표이사는 “우리 생산능력의 25%는 중국 밖에 있으며 필요하다면 미국시장에서의 애플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다”며 “우리는 애플의 수요를 충족시킬만한 충분한 역량을 갖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어 “애플은 아직 중국에서 다른 곳으로 생산을 옮기라는 지침을 주지는 않았다”며 “우리는 고객의 요구에 따라 이전할 수 있다. 2년 전 미국 위스콘신주에 생산기지를 건설할 필요성을 예견했듯이 신속하게 무역 전쟁에 대응하고 현지 생산에 의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훙하이는 중국 이외 멕시코와 태국, 일본, 대만 등 15개국에 생산기지가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한편 훙하이는 이날 설명회에서 오는 2020년 말까지 미국 중서부 위스콘신에서 서버와 LCD 패널 등의 양산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투자 규모는 14억~15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앞서 훙하이는 2년 전 위스콘신에 직원 1만3000명에 달하는 생산기지를 세운다고 밝혔다. 주 정부가 제공하는 인센티브는 45억 달러 이상이다. 다만 현지에서는 낮은 급료 수준과 잦은 계획 변경으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훙하이는 이날 고용 목표와 건설 일정을 준수할 것이며 2020년 말까지는 최대 2000명을 현지 채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