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유럽의 실리콘밸리’로 성장한 핀란드의 오타니에미 혁신 단지를 방문해 알토대학교 5G 관련 설명을 듣고 이같이 말하며 “기득권에 대한 반발을 어떻게 이겨냈는지”를 물었다. 알토대는 혁신 인재 양성을 위해 헬싱키 공대, 헬싱키 예술디자인대, 헬싱키 경제대 등 3개 대학을 통합해 출범한 최초 다학제(과학기술+디자인+비즈니스) 성격의 ‘혁신대학’이다.
이에 알토대 관계자는 “회의할 때 마음을 열고 서로 경청했다”며 “늘 불확실성을 안고 산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이 방법뿐이라고 생각하고 정진하는 것뿐이다”고 대답했다.
문 대통령은 “통합학제를 만든 게 최고의 혁신 같다”며 “지금은 안정됐지만 시작할 때는 대학별로 반대가 많았을 것 같은데, 어떻게 극복했느냐”고 질문했다. 알토대 관계자는 “사실 이건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만나고, 이해하고, 고생하고, 극복하는데 매우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충분한 시간을 제공하고 느끼게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목표를 잃지 않기 위한 노력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5G는 한국이 세계 최초고, 6G는 핀란드가 최초로 하기 위해 협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실생활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라고 궁금해했다. 알토대 관계자는 “현재 여러 모바일과 통신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다. 언론과 오락 분야에 집중된 어플들이 많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5G는 이용 분야가 광범위하다”며 “산업 분야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고, 에너지 분야에 제어도를 높여서 탄산가스를 감소시킬 수도 있다. 공공안전이나 치안, 교통 분야에도 적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공대와 경영대, 예술과 디자인 등 다른 성격의 전공을 통합했는데 통합학제가 가지는 장점은 무엇인지”라고 묻자 알토대 관계자는 “통합학제는 다양한 분야의 전공 학생이 모여 여러 경험을 함께한다. 실생활에서 문제에 직면하면서 협업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배운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VTT가 혁신기술 서비스를 개발해도 핀란드 시장이 작다. 핀란드를 넘는 글로벌 시장으로 가야 할 텐데, 그에 대해선 어떤 노력을 하는지”에 관해 물었다. VTT 관계자는 “외국기업과 협력을 중시한다”며 “중소기업 기술이라도 곧바로 대기업 시장이 가져갈 수 있게 노력한다”고 말했다. 또 “국제적인 협력을 장려하기 위해 핀란드뿐 아니라 해외에도 지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노키아 출신의 한국인 창업자가 만든 인공지능(AI) 기반의 디지털 카탈로그 제공업체인 포어싱크 부스를 방문한 문 대통령이 “한국인이 핀란드에서 스타트업을 하는데 진입장벽은 없었는지”라고 궁금해하자 포어싱크 관계자는 “아무래도 언어장벽이 제일 높았다. 특히 법적인 언어가 어려워 핀란드인 공동창업자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얘기했다. 문 대통령은 “외국인에게도 스타트업 지원이 같게 적용되는지” 묻자 그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또 문 대통령은 유학생으로 와서 스타트업을 하면, 스타트업 비자를 받는지를 묻자, 그는 “그렇다. 학생으로 와서 스타트업을 창업하면 스타트업 비자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알토대 재학생으로서 오타니에미의 위성 제작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이 도전하기 어려운 위성제작과 위성관측 분야에서 창업에 성공한 아이스아이(ICEYE) 라팔 모드르제브시키 공동 CEO에게 문 대통령은 “학생 신분이라고 하더라도 좋은 아이디어만으로 어떻게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모드르제브시키 CEO는 “알토대학의 지원이 컸다. 최초 자금조달을 알토대학으로부터 받았다”며 “일련의 실험을 거쳐 성공한 뒤 금융시장의 자본을 받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보고 들은 것 중 최고의 스타트업인 것 같다”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