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투자은행(IB)들이 글로벌·주요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낮추고 있다. 미국 보호주의에 따른 무역전쟁 격화가 주요 원인이다.
9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성장 전망치를 집계한 주요 9개 IB 가운데 5개 은행이 한 달 새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았다. JP모건이 3.4%에서 3.2%로, 소시에테제네랄이 3.5%에서 3.3%로 0.2%포인트 내렸으며 바클레이스가 3.6%에서 3.5%로, 씨티가 3.5%에서 3.4%로, UBS가 3.6%에서 3.5%로 0.1%포인트씩 낮췄다. 내년 성장률을 낮춰 잡은 IB도 5곳이다. 바클레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 골드만삭스, UBS가 내년 세계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0.1%포인트씩 내려 3.5∼3.7% 성장을 예상했다.
미국 경제에 대해 9개 은행이 제시한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평균)는 각각 2.4%, 1.6%로 한 달 새 0.1%, 0.2%포인트 낮아졌다.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도 씨티와 UBS가 0.2%포인트, JP모건이 전망치를 0.1% 낮춰 각각 6.4%, 6.2%, 6.3%를 제시했다.
무역전쟁은 특히 수출을 주요 동력으로 삼는 아시아 경제에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달 9개 은행 평균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진 곳은 대만과 홍콩, 인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7개국으로, 대부분 수출 감소 우려가 주요 이유였다.
한국에 대해서는 9개 IB 가운데 2개 은행이 지난달 성장 전망을 낮췄다. 4월에는 5개 은행이 올해 한국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 BoA는 올해 성장률을 2.6%에서 2.4%로 4월 낮춘 데 이어 지난달에는 2.2%로 더 내렸다. JP모건도 4월 2.7%에서 2.4%로 조정한 데 이어 5월 2.3%로 낮췄다.
블룸버그가 지난달 2∼8일 조사한 세계 이코노미스트 35명은 올해 한국 경제가 평균 2.4%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월 조사치보다 0.1%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톰 올릭 블룸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4월 신규 일자리 악화와 중국의 4∼5월 각종 지표 약화, 유럽 경기조사 결과 부진, 글로벌 구매관리자지수(PMI) 부진을 지목했다. 그는 “세계 전자 공급망의 시작점인 한국이 무역 전망 암운 속에 투자·수출에 슬럼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