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이 나흘째 랠리(국고채 3년물 기준)를 기록했다. 국고채 50년물 금리가 1.7%를 기록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을 치렀던 무렵인 2016년 10월말 이후 2년8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국고50년물부터 10년물까지 7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를 타깃으로 한국은행 기준금리와의 역전폭도 역대 최대치를 보였다.
외국인이 현선물을 공격적으로 매수하면서 강세장을 견인했다. 밤사이 제롬 파월 미국 연준(Fed) 의장이 “필요하다면 적절한 대응을 하겠다”고 언급한 것이 금리인하 신호로 받아드려진 것도 금리인하가 빨라질수 있다는 기대감과 맞물리며 영향을 미쳤다. 장 초반엔 파월 의장 발언에 뉴욕 증시가 2% 넘게 급등하는 등 위험자산선호 심리로 약세를 보였었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외인의 공격적 매수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금리인하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도 확산했다고 전했다. 레벨부담이 크지만 채권 대량만기와 국채선물 월물교체 등 이슈도 우호적이라고 봤다. 이달 20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는 강세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 기준금리(1.75%)와 국고3년, 10년, 50년물간 금리역전폭도 각각 -20.8bp, -9.6bp, -5.0bp를 기록했다. 10-3년간 스프레드도 0.2bp 좁혀진 11.2bp를 보였다. 국고10년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1.0bp 떨어진 101.4bp로 2월26일 99.6bp 이후 가장 낮았다.
미결제는 6544계약 늘어난 40만6182계약을 보였다. 원월물 미결제 62계약을 합한 40만6244계약은 2010년말 신국채선물 재상장이래 역대 최대치다. 거래량은 3만1008계약 감소한 6만8187계약이었다. 근월물과 원월물 합산 회전율은 0.17회였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3917계약을 순매수했다. 투신도 1443계약을 순매수하며 이틀째 매수했다. 반면 금융투자는 3715계약을, 은행은 2080계약을 각각 순매도했다.
원월물인 9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16틱 오른 130.62를 보였다. 거래량은 1계약, 미결제는 145계약이었다. 근월물과 원월물 합산 회전율은 0.30회였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2872계약을 순매수해 이틀연속 3000계약 가까이 매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누적순매수 포지션 추정치는 9만3087계약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직전 최대치는 지난달 29일 기록한 9만2970계약이었다. 반면 은행은 1719계약을, 투신은 1053계약을 각각 순매도했다.
현선물 이론가는 3선의 경우 고평 6틱을, 10선의 경우 고평 9틱을 각각 기록했다.
그는 또 “절대금리에 대한 부담감은 크다. 하지만 주변여건은 채권시장에 유리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수급 상황이 매수쪽에 불리하지 않아서 선물만기까지는 최소한 강세 분위기를 이어갈 듯 싶다”고 예상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딜러는 “미국채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현선물 매수세를 강화했다. 파월 의장 언급도 인하시사로 해석하면서 금리는 재차 신저점을 경신했다. 장중 매도 대응했던 국내 기관들의 손절도 강세를 강화하는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부분의 금리가 1.7% 아래로 떨어졌다. 글로벌 금리 역시 대부분 기준금리 밑이다. 다만 채권 고평가를 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매수주체가 외국인이라는 점에서 전체 시장이 끌려가는 분위기”라며 “6월 FOMC 확인 전까진 현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