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한달만에 1170원선으로 주저앉았다. 제롬 파월 미국 연준(Fed) 의장이 “필요하다면 적절한 대응을 하겠다”고 언급한 것이 금리인하 신호로 받아드려진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인덱스가 한때 97을 밑도는 등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도 2년7개월만에 최고치에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연준 금리인하 기대감이 글로벌 달러화 약세로 이어지면서 원·달러가 하락했다고 전했다. 다만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코스피를 매도하면서 낙폭은 제한됐다고 평가했다. 하락에 대한 추가 모멘텀이 부족한 상황이긴 하나 환율이 하락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고 봤다. 당분간 미중 무역분쟁과 연준 동향을 주목할 것으로 내다봤다.
1179.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한때 1178.0원까지 떨어졌다. 역시 전달 10일 장중기록한 1175.2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장중 고점은 1181.4원으로 장중 변동폭은 3.4원에 그쳤다.
100엔당 원화환율도 4.55원 떨어진 1091.45원을 기록했다. 전장에서는 1096.0원까지 올라 2016년 11월9일(1123.71원) 이후 2년7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었다.
역외환율은 사흘째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76.8/1177.2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4.6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글로벌 달러 약세에다 어제 연준 인사들이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 놓은 듯한 언급을 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불확실성 제거 차원에서 미국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달러인덱스도 97선을 깨고 내려가는 모습”이라며 “최근 나오는 미 경제지표도 좋지 않아 하반기로 갈수로 미국 경제도 좋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하면서 달러 약세 기대도 강했다. 1190원대에서는 외환당국이 스무딩 오퍼레이션에 나섰고, 위안화도 안정을 찾는 모습이어서 원·달러 방향은 아래쪽으로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연준 금리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전반적으로 달러가 약했다. 경상수지가 7년만에 적자로 돌아섰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반면 외국인이 코스피를 매도하면서 낙폭은 제한된 모습”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연준 금리인하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하고 있다. 다만 FOMC까지는 시간이 남아있다. 미중 무역긴장과 연준 대응을 가늠하면서 흐름을 이어가는 장이 될 것 같다. 다만 원·달러가 크게 하락하기에는 모멘텀도 부족해 보인다. 다음주까지 원·달러는 1170원에서 1190원 사이 등락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31엔(0.29%) 떨어진 108.00엔을, 유로·달러는 0.0034달러(0.30%) 오른 1.1265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24위안(0.03%) 하락한 6.9254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2.14포인트(0.10%) 오른 2069.11을 보였다. 반면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538억5300만원어치를 순매도해 이틀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