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4일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0.7% 상승했다. 1~5월 누계로는 0.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근원물가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 상승률도 전월 0.9%에서 0.8%로 축소됐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1999년 12월(0.1%)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그나마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0.7%로 전월(0.3%)보다 확대됐다. 신선식품지수(-2.1%)도 전월보다 하락 폭이 소폭 축소됐다.
품목 성질별로는 상품이 0.7%, 서비스는 0.8% 상승에 그쳤다.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1999년 12월(0.1%) 이후 최저다. 서비스 상승세 둔화의 원인 중 하나는 내수 부진이다. 수요가 위축되면 초과공급이 발생해 물가 상승률이 하락하는 게 일반적이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다만 “내수 부진이 포함될 수는 있지만, 그보단 석유류 하락과 무상급식, 무상교복, 무상교육 등의 영향이 있어서 (전반적으로) 물가가 낮게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상품에선 석유류가 유류세 인하 폭 축소의 영향으로 전월보다 5.8% 오르고, 전년 동월보다 1.7% 하락하는 데 그쳤으나 농산물 중 채소류가 전년 동월 대비 9.9% 하락했다. 서비스는 집세가 월세를 중심으로 전년 동월보다 0.1% 하락했다. 집세가 하락한 건 2006년 3월(-0.1%) 이후 13년 2개월 만이다. 공공서비스도 복지정책 확대의 영향으로 0.2% 하락했다.
주요 품목별로는 농축수산물 중 쌀(11.2%)과 현미(20.3%), 찹쌀(21.5%)이, 공업제품 중에선 침대(13.0%), 공공서비스에선 택시료(15.0%)와 시외버스료(13.4%)가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다. 반면 공업제품 중 남자학생복(-44.3%)과 여자학생복(-41.9%), 개인서비스 중 학교급식비(-41.3%)는 무상교복·급식의 영향으로 크게 하락했다. 지난해 폭염으로 크게 올랐던 농축수산물은 올해 기저효과로 대부분의 품목이 내림세를 이어갔다. 무(-48.6%)와 배추(-33.3%)의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김 과장은 “이달에는 유류세 인하 폭 축소와 국제유가 상승, 환율 상승으로 석유류 가격의 하락 폭이 축소됐다”며 “농축산물 가격이 안정되고, 서비스 상승세도 무상교육 등의 영향으로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반적인 물가 상승률 둔화에도 외식 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1.9% 올랐다. 품목별로는 구내식당식사비와 치킨이 각각 2.8%, 5.3% 오르며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