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긍정적인 대안을 내놓아 눈길을 끈다. 서울시는 택시 이용자가 인근의 빈차를 골라 호출하는 방식의 택시호출앱 ‘S-Taxi’를 이달 1일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서울 시내 전체 택시 7만2000대 중 시범운영 초기 단계에는 4만3000여 대에 시스템이 자동 설치돼 운영된다.
서울시가 S-Taxi를 내놓는 이유는 택시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다. 현행법상 길거리 승차거부는 불법이다. 그런데 택시 호출 앱이 등장하면서 목적지를 보고 골라 태우는 ‘디지털 승차거부’가 생겨났다. S-Taxi는 승객이 앱에 표시한 목적지를 보고 택시 기사가 운행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승객이 빈차를 호출하는 방식이다.
카카오택시, 티맵택시 등 기존 택시앱과 달리 이용자가 앱에서 택시를 지정해 호출하는 것이다. 승객이 빈차를 지정해 호출하면 택시가 응해야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승차거부가 불가능하다. 서울시는 “서울택시승차앱은 길거리탑승에서 정보통신기술을 통한 온라인탑승으로 승차 방식의 확대를 위해 택시의 기본기능인 빈차를 보고 탄다는 것에 충실할 것”이라면서 “시는 플랫폼 회사와 경쟁하려는 것이 아니며, 시민에게 하나의 선택지를 추가로 제공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시범운영 시행 초기 홍보 등 여러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또 택시 앱 ‘지브로’처럼 유야무야 없어지지 않겠냐는 의심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개발비 10억 원을 투입해 택시 앱 ‘지브로’를 선보였으나 시민과 택시기사 양쪽으로부터 외면받으면서 참여율이 저조해 지난해 말 1년여 만에 폐지했다. 하지만 제로페이처럼 직접 사업에 뛰어드는 것도 아니고,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산업 변화 흐름에 그저 규제 일변도로 나선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다. 규제 일변도인 네거티브 방식보다 차량 공유 사업에 대항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포지티브 방식이 맞다고 본다.
‘복차지계(覆車之戒)’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먼저 간 수레가 엎어진 것을 보고 경계(警戒)한다는 뜻으로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 삼아 뒷사람은 조심하여 실패가 없도록 하라는 말이다. 서울시는 시범운영 기간 ‘S-Taxi’가 제2의 ‘지브로’가 되지 않도록 운영해야 할 것이다. 네거티브 규제 일변도에 비판을 많이 받았던 박원순 시장의 택시호출앱 ‘S-Taxi’ 사업이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길 기대해 본다. skj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