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시트론이 새로운 먹거리로 준비하던 수소 전지 사업이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회사의 성장성을 기대한 투자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3일 “추진하던 유상증자가 최종 무산되면서 수소 전지 사업 부분은 빠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엔시트론은 앞서 작년 11월 친환경 융복합전지 전문기업 아크로랩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신규 수소연료전지 사업에 진출한다고 전했다. 회사 측은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친환경 ESS는 기술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융복합 혁신 기술”이라며 “ESS의 급격한 시장 확대 및 관련 정책 수혜로 국내 시장에 이어 전력계통 구축이 미진한 개발도상국과 재생에너지 보급이 활발한 국가로 제품을 수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엔시트론은 한 달 뒤인 12월 서완석 에코시티플러스 대표와 김호석 아크로랩스 대표를 대상자로 100억 원 규모 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또 올해 2월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서·김 대표를 등기임원으로 선임하면서 수소전지 사업은 순풍을 단 것으로 시장에 비쳤다. 이에 작년 11~12월 600원대 후반에서 횡보하던 주가는 올해 들어 정부의 수소 관련 정책에 탄력을 받아 1월에는 장중 975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관련 사업에 이상 기류가 흐르기 시작한 것은 회사가 추진하던 유상증자 일정이 지연되면서 부터다. 올해 2월 12일 납입일이 4월 19일로 늦춰졌고 배정 대상자 중 한 명인 김호석 대표가 아크로인베스트먼트로 변경됐다. 아크로는 2월 11일 기타 투자를 목적으로 자본금 100만 원에 설립된 회사다.
변경된 납입일을 하루 앞둔 4월 18일 유증 납입일은 5월 17일로, 그리고 31일로 또다시 늦춰졌다. 대상자 역시 서완석 대표, 아크로에서 엔시트론 최대주주인 티알에스를 비롯해 피엔에프케어즈, 디에프에스컴퍼니, 한국투자증권 등으로 변경됐고 계획했던 증자 규모도 100억 원에서 60억 원으로 축소됐다.
서 대표의 추가 이탈 역시 유상증자 정정에 2주 앞서 나온 분기보고서를 통해 유추가 가능했다. 2월 선임된 서 대표의 이름을 회사 임원 명단에서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유증 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주가 역시 상승분을 반납하고 현재는 600원 초반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서·김 대표가) 배정 대상자로 남았다면 서로 믿고 갈 수 있었는데 사업성 등 여러 가지를 종합할 때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본 거 같다”며 “회사 내부적으로는 사업계획 등을 봤을 때 수익성 등 기존과 얘기한 것이 많이 달랐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