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업계에 따르면 제약·바이오산업의 성과가 잇따라 가시화되고 있다. 연평균 15.4% 성장하고 있는 의약품 수출 규모는 지난해 5조 원을 돌파했다. 미국·유럽과 같은 선진시장 진출도 가속하고 있으며,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하는 등 불황 없는 지속적인 성장세가 주목된다.
특히 업계는 올해 다양한 연구·개발(R&D) 성과로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올해 1월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에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NASH) 치료 신약후보물질을 8800억 원 규모로 기술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2월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를 스위스 아벨 테라퓨틱스에 6000억 원 규모로 수출, 유럽 내 상업화를 추진 중이다.
하반기에도 R&D 성과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은 혁신 항암신약 ‘포지오티닙’의 임상 2상 결과를 4분기에 발표할 예정이다.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은 임상 3상에 진입하면서 신속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중국 허가 절차를 밟고 있는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메디톡신’도 시판에 들어갈 전망이다.
R&D 성장에 기반을 둔 고용 증가 효과도 뚜렷하다. 제약·바이오산업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2.7%의 고용증가율을 기록해 전 산업 고용증가율(1.3%)을 2배 이상 추월했다. 또한, 정규직 비중이 94.9%에 달해 다른 제조업(87.0%) 대비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도 제약·바이오산업의 성장성과 잠재력에 초점을 맞춰 대규모 투자와 규제 완화로 국가 대표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그러나 인보사가 허가 과정에서 신뢰성을 훼손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 같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불거진다.
업계는 인보사 사태를 자성의 계기로 삼아 유사 사례의 재발을 방지하기로 결의했다. 우리 제약·바이오산업이 선진국 수준으로 가는 길에 발생한 성장통으로 인식하고, 의약품의 개발에서 생산까지 더욱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는 각오다.
업계 관계자는 “영세한 규모 속에서 발전하던 제약·바이오산업이 국가 차원의 육성·지원 약속으로 탄력을 받고 있는데 인보사 사태로 그 동력이 약화하면 안 될 것”이라며 “경제적 가치와 보건주권이란 공익적 가치를 모두 충족하는 핵심 산업이란 점에서 국가 과제가 위축되는 일은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