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의 장 도미니크 세나르 회장과 티에리 볼로레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닛산 본사가 있는 일본 요코하마시를 방문해 3사 연합 정례 회의인 ‘얼라이언스 오퍼레이팅 보드’를 열었다. 닛산에서는 사이카와 히로토 사장 겸 CEO가, 미쓰비시자동차에서는 마시코 오사무 회장 겸 CEO가 각각 출석했다.
이날 회의의 가장 큰 주제는 역시 르노와 FCA의 합병 논의다. FCA는 27일 르노 측에 50대 50의 합병을 공식 제안했다. 합병이 성사되면 르노·FCA는 단숨에 세계 3위 자동차 업체로 도약한다. 여기에 르노 기존 파트너인 닛산과 미쓰비시차까지 한 지붕 아래 있게 되면 독일 폭스바겐과 일본 도요타를 뛰어넘어 세계 1위로 우뚝 서게 된다.
회의에 출석한 관계자에 따르면 르노 측의 동참 촉구에 대해 사이카와 사장은 “반대는 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닛산 입장을 굳히려면 아직 해야 할이 많다”고 언급했다.
분명히 4사 연합이 실현되면 신차 글로벌 판매 대수가 연간 1500만 대를 훌쩍 뛰어넘으면서 부품 조달 비용 등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또 세나르 회장과 볼로레 CEO 등 르노 인사들은 이날 회의에서 FCA와 합병을 논의하게 된 이유로 자율주행차량과 전기자동차 등 차세대 자동차 개발을 위한 투자 부담 경감을 꼽았다. 한편으로는 FCA와 합병 논의를 진행해도 닛산, 미쓰비시차와의 제휴는 지금처럼 중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닛산이 FCA와 합치는 것을 주저하는 이유에 대해 신문은 기존 프랑스·일본의 3사 연합에 비해 일본 세력의 존재감이 저하되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닛산은 자사의 독립성 유지도 중시하고 있다. 카를로스 곤 전 닛산 회장 축출 배경에도 르노와의 합병 추진이 있었다.
이에 닛산은 합병에 따른 장점과 단점을 두루 파악하고 나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신문은 내다봤다.
닛산은 르노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지만 의결권은 없다. 즉 닛산이 반대해도 르노가 FCA와 합병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단, 르노와 FCA가 합병 효과를 달성하려면 닛산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르노와 닛산은 1999년 제휴 이후 부품 공동 조달과 신차 개발의 단계적인 단일화를 꾸준히 진행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