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에 있는 일본 해상자위대 기지와 미 해군 기지를 잇따라 방문한 것을 끝으로 3박 4일간의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닛케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스모 경기 관람, 골프, 화로구이 만찬, 자위대 호위함 승선 등을 함께하면서 두 정상의 신뢰 관계를 축으로 강력한 미·일 동맹을 68시간 동안 국내외에 어필했다고 호평했다.
트럼프는 이날 “힘에 의한 평화가 필요하다”며 “미·일 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견고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이 구매하기로 한 F-35 전투기가 미국 동맹국 중에서 가장 많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일본은 융숭한 대접에도 실속을 그렇게 많이 챙기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블룸버그는 트럼프의 국빈 방문은 오랜 동맹인 미·일 간의 무역에 대한 깊은 이견을 해소하는 것보다 볼거리에 치중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번 방문을 통해 이뤄진 주요 합의가 없으며 무역과 북한 등 핵심 이슈에 대해서는 양국이 입장차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의 참의원 선거가 7~8월에 열리는 것을 감안해 “오는 8월까지 미·일 무역협상을 타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 정부 관리들은 그런 말이 오갔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정상회담 후 아베 총리와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이탈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 “미국은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전혀 얽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일본 측이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관세 인하 등을 TPP 수준으로 맞추려는 것에 대해 분명하게 선을 그은 것이다.
아베 총리가 최근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을 위반했다고 주장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아는 한 북한의 핵실험도, 탄도미사일 발사도 없었다”고 언급해 아베를 무안하게 했다.
한편 NYT는 일본이 레드카펫을 깔았지만 트럼프는 자신의 개인적인 관심사와 미국 이슈에만 집중하면서 트위터에서 살았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방문 중에도 끊임없이 내년 미국 대통령선거의 유력한 경쟁자인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에 대한 비판 트윗을 쏟아냈다. 심지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바이든을 아이큐가 낮은 인물이라고 말했다”며 “김정은이 바이든보다 더 똑똑하고 나은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트윗을 올려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야당인 민주당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하는 일이 없으면서 대통령 탄핵을 시도한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미국의 유명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이자 트럼프에게 반대하는 윌리엄 크리스톨은 “대통령은 해외에서 자신의 지지자가 아니라 모든 미국인을 대표한다”며 “대통령은 자신의 정당이 아니라 미국을 위해 말한다. 적어도 이전 대통령들은 그렇게 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