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국빈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11번째 정상회담을 가졌다. 사흘 간 아베 총리로부터 극진한 대접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간 무역협상 타결 시점에 유예를 두는 여유를 보였지만 대일 무역적자 축소에 대해선 양보할 의사가 전혀 없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두 정상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회담에 들어갔다.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에 앞서 “미일 동맹의 유대관계가 견고하다는 것을 안팎에 확실하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와 무역 문제, 북한에 대한 다양한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통신은 두 정상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각자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일본으로부터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에 대한 확약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일본은 미일 무역협상 타결을 7월 참의원 선거 이후로 유예한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일본으로서는 무역협상과 관련해 대비할 시간을 번 셈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협상과 관련해 “8월에 양국에 매우 바람직한 뭔가를 발표하게 될 것”이라며 “균형 잡히지 않은 무역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일본의 대미 사업은 미국의 대일 사업보다 훨씬 많아서 우리는 약간 반격할 필요가 있다”며 “반대로 우리는 대일 비즈니스를 더 늘리고 싶다”고 말해 대일 무역 적자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참의원 선거가 끝나는 7월 하순 이후 트럼프의 대일 무역적자 축소 압박이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는 일본에 도착한 첫날에도 기업 수장들과의 만찬에서 “일본이 여러 해 동안 상당한 이점을 가지고 있었다”며 대일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일본 기업이 미국에 더 많이 투자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작년에 미국은 일본과의 무역에서 568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이달 취임한 나루히토 새 일왕이 마련한 궁중 환영행사에 참석, 레이와 시대의 첫 국빈이 됐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도착한 첫날부터 극진히 대접하며 밀월관계를 연출했다. 두 번째 날에는 골프 회동에 이어 점심에는 미국산 소고기로 만든 더블치즈버거로 트럼프의 환심을 샀다. 이후 스모 경기를 함께 관람하고 일본식 선술집 ‘로바다야키’에서 만찬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