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종합식품업체로 위상 강화를 표명해 온 CJ가 제과업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제과, 제빵 및 빙과 사업군을 거느리고 있는 중견 제빵업체 기린 인수를 본격화 하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와 CJ 등에 따르면 최근 기린 인수검토를 중단했던 CJ가 다시 기린 인수에 나서고 있다.
지난 6월 CJ의 기린 인수설이 무성했으나 당시 CJ는 시너지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여 인수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해 온 바 있다.
그러나 한달이 지난 현재 CJ는 다시 기린을 인수하기 위한 재협상을 벌이고 있는 상태로 확인됐다. CJ그룹 관계자는 기린 인수에 대해 "메리트가 있어 보여 다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린은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업체로, 사업부문은 현재 쌀과자를 비롯한 제과와 빙과류, 제빵 등으로 나뉘어 있다. 이 가운데 제과(빙과포함)와 제빵이 각각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806억원, 영업손실 86억원, 당기순손실 137억원을 기록하는 등 경영이 악화되는 등 그간 꾸준히 시장에서는 매각설이 흘러나온 바 있었다.
특히 이달 들어 기린의 매각이 탄력을 받고 있다. 기린이 삼성화재를 상대로 제기해 약 2년이 걸렸던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지난 18일 승소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린은 130억원을 지급받게 돼 인수작업에 있어 부담을 줄이게 됐다.
종합식품업체 1위인 CJ가 기린을 인수하게 되면 기존 식품군 외에 제과, 제빵 사업까지 거느리게 된다. 이 때문에 제과업계에 판도 변화를 불러올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실제 CJ는 외식업 계열사인 CJ푸드빌을 통해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와 프리미엄아이스크림 '콜드스톤', 패밀리레스토랑 '빕스'. 도넛업체 '도노스튜디오', 커피전문점 '투썸플레이스' 와 이 외에도 다양한 외식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뚜레쥬르를 비롯해 모두 2~3위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CJ푸드빌의 매출은 5000억원, 이 가운데 뚜레쥬르가 2000억원, 외식사업부문은 3000억원을 올렸다. 하지만 이에 대해 관련업계에서는 외식업이 덩치에 비해서 매출이 적다는 지적도 있어 왔다.
이 때문에 CJ의 기린 인수 추진은 현재보다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제과산업과 관련 밀가루와 설탕 등 원재료를 주력 생산하고 있는 CJ로서는 기린 인수를 통한 시너지가 클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관련업계 일각에서는 기린 인수에 롯데제과 또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롯데제과가 제빵 사업을 해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린이 매력적인 매물이며 또한 기린 인수를 통해 CJ와 경쟁을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롯데제과 측은 "사업군은 비슷해 보이겠지만 시너지 효과를 낼만한 메리트가 없다"며 "업계 관측은 사실무근"이라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