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명기준 디레몬 대표 “마이데이터 산업 기반 ‘보험 서비스’ 新시장 개척”

입력 2019-05-2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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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가입률 98.4% 포화...정보 수집·가공·분석 등 맞춤 보장 제안해야

▲명기준 디레몬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IFC 빌딩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명기준 디레몬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IFC 빌딩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보험 플랫폼’.

3년 전, 보험업계에 이름도 생소한 플랫폼이 등장했다. 종이 증권 없이도 전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해주는 서비스가 나온 것이다. 최근에는 단순 보험 비교 서비스를 넘어 자산관리, 설계사 지원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며 영업 현장에서 보장분석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명기준 디레몬 대표는 인슈어테크(보험 insurance+기술 technology) 분야의 선봉자로 꼽힌다. 디레몬은 보험 가입에서 보험금 청구까지 전 과정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슈어테크 스타트업이다.

명 대표는 또 하나의 도전을 계획하고 있다. 바로 마이데이터 산업이다. 지난해 금융위원회는 기존 금융회사뿐만 아니라 고객 데이터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핀테크 업체들도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공정한 혁신경쟁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올 초에는 핀테크 기업이 은행, 증권, 보험 등 전 금융사의 전산 및 데이터에 접근이 가능한 ‘오픈(Open) API(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청사진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이를 통한 대표적인 수혜 기업은 빅데이터를 근간으로 한 핀테크 업체들이 될 전망이다.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실천 중인 그를 여의도 IFC몰 사무실에서 만나 얘기 들어봤다.

◇보험가입 포화상태, 보장분석 서비스 신시장 열어 = “가구당 보험가입률이 98.4%입니다. 고객에게 새로운 상품이 나왔다고 제안하는 건 이미 잘못된 거죠. 어떤 보험에 가입돼 있는지 미리 파악하고, 추가하거나 뺄 상품을 제안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

명 대표는 인슈어테크 기업 선봉자에 이름을 올리기 전에 보험사에 몸담았다. 명 대표는 KDB생명의 온라인 보험 사업개발 및 운영총괄을 맡으며 창업의 꿈을 키워갔다. 국내 최초로 온라인보험을 출시할 기회를 가졌던 경험은 디레몬 창업의 발판이 됐다.

그는 KDB생명 시절의 경험을 토대로 소비자의 시각에서 서비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보험 증권을 받으면 일일이 분석 시스템에 입력해야 했어요. 증권을 따로 달라고 하는 과정이 복잡하고 힘들다는 것을 느끼게 된 계기였죠. 디레몬은 소비자 시각에서 편의를 높이는 방법을 생각했어요.”

그는 먼저 보험시장의 소비자 접점부터 생각했다. 보험을 권유받고 탐색하는 과정, 가입하는 과정, 유지되는 과정, 청구하는 과정. 이 네 가지 과정 안에서 소비자들이 불편해하고 있는 사항들이 뭔지 하나하나 곱씹었다. 이렇게 탄생한 게 ‘레몬클립’ 앱이다. 레몬클립은 사용자가 가입한 보험의 종류를 통합 조회한 뒤, 보장 내용과 보험료 납부 내용, 보험료 청구 등을 지원한다.

출시 1년여 만인 2018년 1월 10만 설치(다운로드)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4월 말 기준 130만 다운로드로 빠른 성장을 기록했다. 그 사이 10억 원 이상의 투자 유치, 사물인터넷(IoT) 관련 국책 연구개발 과제 수행 등 역량을 인정받았다. 교보생명, 오렌지라이프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업계 1위 삼성생명과도 협업 관계를 구축했다.

◇정보 수집, 가공, 분석… 마이데이터 사업과 닮아 있어 = “외부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수집, 가공, 분석해서 소비자와 정보 제공자에게 유의미하게 만드는 것. 저희는 그런 사업을 합니다.” 명 대표는 디레몬을 이렇게 소개했다. 이는 금융위에서 추진하는 ‘마이데이터’ 사업과 똑 닮아 있다.

마이데이터는 원하는 이용자에게 금융·의료 등 개인정보를 사업자가 종합·분석해 보여주는 사업으로, 개인정보 주체가 보다 능동적으로 자신의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그는 보험 쪽으로 가치 있는 데이터를 만들기 위한 구상을 계속했다. “앞으로 보험 쪽으로 더 쓰일 수 있는 데이터들을 잘 모아서 수집, 가공, 분석하면 또 다른 무언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자동차 정비에 관련된 데이터들에 주목했죠.”

디레몬은 3월, 글로벌 자동차 진단기 전문기업 런치 테크(LAUNCH TECH)와 ‘자동차 빅데이터 사업 공동추진’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양사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전 세계 각국에서 수집되는 클라우드 기반의 ‘자동차 빅데이터 플랫폼(Vehicle Reliability Big Data Platform’ 구축과 운영에 있어 상호 전략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명 대표는 이 또한 마이데이터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사업들을 하다 보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마이데이터 사업의 모습들을 이미 띠고 있었어요.” 그는 ‘스크래핑’ 기술을 사용하는 타 보험 플랫폼 애플리케이션과는 달리, 레몬브릿지는 보험사 내부시스템과 API를 통해 연결해 주는 구조로 구성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쉽게 말해 교보생명에는 교보생명만을 위한, 오렌지라이프에는 오렌지라이프만을 위한 전용 시스템을 마련해 내부와의 연계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잡았다는 뜻이다.

◇끊임없는 신시장 창출 노력, 새로운 서비스 출시 ‘눈앞’ = 명 대표는 조만간 새로운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그간 레몬브릿지를 통해 영업지원 측면에서 업무 효율화를 지원해왔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보험사의 특정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해주는 데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 첫 번째는 보험사의 언더라이팅(인수심사) 자동화 입니다.”

보험사들은 신계약 언더라이팅 업무를 할 때 2가지 방법을 거친다. 하나는 고지의무, 두 번째는 타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하는 이력이다. 신계약 청약 시 병원에 가서 진단서도 갖고 와야 하고 이 절차를 앱에서 버튼 하나만 누르면 가져올 수 있다. 건강보험공단외의 기관에서 일종의 ‘데이터 수집 자동화기술’로 가져오는 방식이다.

아울러 디레몬은 소위 보험사들이 말하는 노후보장 3종 세트(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국민연금, 기관 퇴직연금과 관련된 각종 기관 개인연금과 관련된 보험회사들 정보를 한데 모아 노후자산에 대한 현황을 보여주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명기준 대표 약력

명기준 대표는 2004년부터 7년 동안 SK에너지와 SK네트웍스에서 자동차 셰어링 및 자동차금융 사업 개발과 운영을 담당했다. 이후 KDB생명 초기 멤버로 합류해 주로 신사업 기획을 담당하며 약 4년간 국내 최초 온라인보험(다이렉트보험) 개발·운영을 총괄했다. 이때 경험한 보험시장의 불합리성과 소비자와 보험사 간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고자 IT기술을 기반으로 한 인슈어테크(insuretech)에 출사표를 던진 후 현재까지 국내 인슈어테크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한 디레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 2016년~현재 ㈜디레몬 대표이사

- 2012~2016년(3월) KDB생명 온라인보험 사업개발 및 운영총괄(4년)

- 2009~2011년 SK네트웍스 자동차금융 사업개발 및 운영

- 2004~2008년 SK에너지 Car sharing 및 렌터카 사업개발 및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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