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노인인구 비율이 20%가 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한국에서 박막례 할머니 같은 이른바 ‘신식’ 노인들은 각광받지만 그러지 못한 이들은 소외당하고 불만이 높아지는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19년 콘텐츠 산업 전망’을 통해 스마트기기를 능숙하게 조작하는 고령층인 ‘실버 서퍼(silver surfer)’가 새로운 콘텐츠 소비층으로 부상한다고 밝혔다. 4월 고용동향에서 60대 이상 취업자 수는 전 세대 중 가장 많이 증가했다. 하지만 급변하는 4차 산업혁명 속에서 대다수 노인들은 ‘디지털 까막눈’이다. ‘2018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노년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일반 국민 대비 63.1%로 여전히 취약하다.
금융권에선 ‘노인 수수료’도 지적된다. 타행 계좌이체 시 모바일을 이용하면 저렴하지만 노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창구에서는 4배에 달하는 2000원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모바일 뱅킹에서 소외된 60대 이상의 금융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을 정도다.
유통업계 역시 프랜차이즈 점포마다 무인계산대(키오스크)가 활성화되는 추세지만 많은 노인들이 이용에 불편함을 느낀다. 심지어 지난해 서울 연신내 햄버거 매장에서는 한 노인이 전광판을 보지 못하고 직원에게 항의해 싸움으로 번지기도 했다.
이처럼 현실에서는 소외감과 불만이 쌓여만 가는 ‘앵그리 실버(성난 노인)’도 늘고 있다. 고령사회인 한국에서 정부는 정보화 교육을 강화하고, 업계는 정보화 격차 절벽에 떠밀린 노인층을 위해 기기 범용성을 높이기 위한 직관적인 UI를 고민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