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와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은 하락 하룻만에 상승을 재개했다. 원·달러는 6거래일연속 연고점을 높이며 1190원대에 안착했다. 2년4개월만에 최고치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도 1090원선에 바싹 다가서며 2년반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역외 위안화가 6.9위안대에서 불안한 흐름을 지속한 가운데, 외국인의 주식 대량매도와 이후 역송금이 장막판 환율 상승폭을 키웠다. 코스피와 코스닥도 각각 1% 중반대 폭락을 기록했다. 외환당국이 구두개입과 실개입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시장 불안감이 계속되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 1200원까지는 가보자는 분위기인 것 같다고 전했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대량 매도에 나서면서 본격적으로 자본유출이 일어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도 확산했다고 밝혔다.
1187.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후반 1192.4원까지 치솟았다. 역시 2017년 1월11일 장중 기록한 1202.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중 저점은 1187.0원으로 장중 변동폭은 5.4원이었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5.08원 오른 1088.58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 11월11일(1092.99원)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역외환율은 이틀째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85.7/1186.1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5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역외 CNH를 그대로 추종했다. 원·달러 1190원 위에서는 당국이 구두개입과 실개입에 나섰지만 힘에 부쳤다. 국내 증시도 1% 넘게 조정을 받았다.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도 꽤 많았다. 최근 불안심리를 오늘은 주식시장이 자극한 느낌이다. 장후반 원·달러 상승은 주식 매도자금에 대한 역송금이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분위기가 않좋다. 불안심리도 여전하다. 1200원을 한번은 찍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달러·위안에 연동됐다. 시종일관 위쪽을 바라봤던 것 같다. 국내증시도 많이 빠졌고,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도 4600억원 이상 나왔다”며 “환율이 오를 것이라는 예상들을 많이 하는 것 같다. 미중 무역협상 진전 상황이나 국내 증시와 채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자금을 빼갈지 여부에 따라 방향을 달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오후 3시55분 현재 달러·엔은 보합인 109.48엔을, 유로·달러는 0.0001달러(0.01%) 내린 1.1208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08위안(0.01%) 오른 6.9069위안을 각각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25.09포인트(1.20%) 급락한 2067.69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1월14일(2064.52) 이후 4개월만에 최저치다. 코스닥도 12.01포인트(1.65%) 폭락한 717.59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4681억7900만원어치를 코스닥시장에서 1712억44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