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업계가 올해 1분기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건설 경기 위축으로 인테리어 시장이 침체한 가운데 업체들은 프리미엄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모양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가라앉은 시장을 돌파하기 위해 올해 가구업계는 프리미엄에 주력했다. 대표적으로 현대리바트는 2월 이탈리아 회사의 고급 세라믹 타일을 독점 수입했다. 당시 현대리바트는 이탈리아 세라믹 타일 제조 전문기업 플로림의 프리미엄 세라믹 상판을 활용한 ‘스와레 세라믹 식탁’이 출시 4주 만에 완판됐다고 밝혔다. 까사미아도 3월 하이엔드 가구 컬렉션 ‘라메종’을 론칭하며 프리미엄 가구 시장에서 신규 고객 확보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1분기 성적표는 이들의 포부만큼 밝지 못했다. 양사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이 뒷걸음질 쳤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리바트의 올해 1분기 매출은 3111억 원으로 전 년 동기 대비 9.4%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전 년 동기 대비 7.5% 줄어든 99억 원을 기록했다. 현대리바트는 “빌트인 등 기업 간 거래(B2B) 신규 사업이 감소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었다”며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주방가구사업은 상생형 매장 도입 등으로 매출이 7.1%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까사미아의 1분기 매출액은 273억 원으로 전 년 동기 대비 2.3% 감소했다. 까사미아는 신세계그룹이 지난해 1월 인수해 지난해 2분기부터 분기보고서에서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한 까사미아는 올해 1분기에도 영업손실 11억 원을 냈다. 지난해 3분기에는 10억 원, 4분기에는 3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까사미아는 영업 손실과 관련해 “상반기에 세종세롬점을 포함해 4개 매장을 새로 열었고, 연내 총 20개 매장 개점을 준비하고 있어 그에 따른 비용이 발생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실적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매출의 경우 전분기 대비 4.6%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업계 1위인 한샘의 영업이익이 개선된 것을 빼고는 여타 가구 업체들도 부진한 실적을 내긴 마찬가지다. 한샘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3% 줄어든 4425억 원이다. 영업이익은 185억 원으로 전 년 동기 대비 112.6% 뛰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악화한 것에 대한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샘은 “기저 효과와 더불어 신성장동력인 ‘리하우스 사업’ 부분이 큰 폭으로 성장하며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퍼시스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792억 원을 기록해 전 년 동기 대비 8% 줄었다. 영업이익도 45억 원으로 52% 축소됐다. 에넥스는 1분기 매출액에서 1121억 원을 기록해 전 년 동기 대비 5% 줄었다. 영업이익도 3억8000만 원으로 62%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