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13일 발표한 ‘경제동향 5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요 위축이 일부 완화했으나 투자와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부진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내수에 대한 전망은 전월보다 다소 개선됐으나, 전반적 경기에 대해선 2개월째 ‘부진’ 판단이 이어졌다.
KDI는 “3월 서비스업생산은 여전히 저조하나 소매판매액 증가 폭이 확대되면서 소비의 둔화 추세가 다소 완만해진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3월 서비스업생산 증가율(0.6%, 이하 전년 동기 대비)이 1~2월 평균(1.0%)보단 축소됐지만 전월(-0.4%)보다 상승한 점, 소매판매 증가율(2.4%)이 1~2월 평균(1.3%)보다 확대된 점이 긍정적 평가의 근거다. 4월 소비자심리지수도 101.6으로 기준치(100)를 상회했고, 소비재수입은 11.6%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설비투자는 반도체 관련 부문을 중심으로 감소세를 지속했고, 건설투자는 건설기성의 감소 폭 축소에도 불구하고 선행지표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3월 전산업생산은 서비스업생산이 소폭 증가했지만, 광공업생산이 반도체 등 주요 업종을 중심으로 부진한 모습을 나타내며 전월(-1.9%)에 이어 감소(-0.7%)를 기록했다. 광공업생산은 반도체(5.9%→2.5%)의 증가 폭이 축소되고 자동차(0.4%→-1.4%)도 감소하면서 전월(-3.4%)에 이어 감소세(–2.8%)를 지속했다. 제조업 출하도 내수출하(-3.3%)를 중심으로 감소세가 이어졌다.
이로 인해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각각 98.5와 98.2를 기록하며 전월(98.6, 98.3)에 이어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수출은 일평균 수출액 감소 폭이 확대됐고, 설비투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감소세를 지속했다.
4월 수출은 –2.0%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전월(-8.2%)보다 감소 폭이 축소됐으나,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 증감은 –5.8%로 전월(-4.5%)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다. 품목별로는 반도체(-13.5%), 석유화학(-5.7%) 및 석유제품(-2.6%)이 감소를 지속했다. 여기에 2월 세계교역량(-1.1%)이 감소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행지수(99.1)도 하락하는 등 대외여건도 점차 악화하는 모습이다.
3월 설비투자는 기계류를 중심으로 15.5% 감소하며 전월(-26.8%)에 비해 감소 폭이 축소됐으나, 의미 있는 개선은 아닌 것으로 KDI는 판단했다. 건설투자도 건설기성(시공실적)의 감소 폭이 축소됐으나, 주거건축을 중심으로 선행지표는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KDI는 “주택착공과 건축허가면적의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주거부문의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