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빅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2010년 22만1천8백여 명이던 통풍환자수는, 2017년 39만5천1백여 명으로 78% 정도 대폭 증가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50대가 23.5%로 가장 많았고, 40대가 21.9%로 그 뒤를 이었다. 여성보다는 남성의 비중이 훨씬 큰 것이 통풍의 특징인데, 전체의 90% 이상으로 파악되고 있다.
발병 증가의 원인으로 가장 유력한 것은 급격히 서구화된 식생활을 꼽을 수 있다. 통풍은 예로부터 알렉산더 대왕, 미켈란젤로, 루이 14세 등이 앓던 ‘제왕의 병’, 혹은 ‘귀족병’으로 불리던 서구의 병이다. 따라서 전통적으로 채식 위주의 식습관을 가진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생소하다 여겨지던 질환이었으나, 점점 음주와 함께 육식 섭취가 늘고, 영양과잉, 비만 등으로 이어지면서 누구라도 앓을 수 있는 평범한 질환으로 일반화되고 있다. 물론, 식습관이 원인의 전부라고 할 수는 없다. 가족력이 있거나, 체질적인 문제로 인해 발병되는 경우도 적지는 않기 때문이다.
통풍이라는 이름은 ‘바람만 스쳐도 발병 부위가 아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100마리의 호랑이가 관절을 물어뜯는 듯한 통증을 느낀다는 의미로 통풍을 ‘백호역절풍’이라고도 했다. 이러한 통증의 원인은 무엇일까? 신장의 요산제거 능력이 저하되어 혈액 속에 요산이 과도하게 쌓여 발병하는데, 쌓인 요산의 모양이 바늘 모양과도 닮았다. 이 요산이 관절을 둘러싼 활막 등을 자극해 염증을 일으키고, 결국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좌우 한쪽의 엄지 발가락과 발등, 발목과 무릎, 팔꿈치 등에서 통증이 느껴지면, 통풍을 의심해 봐야 한다
양방에서는 요산을 몸에서 배출하는 치료와 진통을 억제하는 치료를 병행하는 반면, 한방에서는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으로 체질을 구분하고, 그 체질의 뿌리가 되는 오장육부의 약한 부위를 치료해 전체적인 기능을 정상화시킨다. 그런 과정을 통해 면역력을 끌어올려 통풍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한약과 침, 링겔 등을 이용해 치료한다. 통풍은 적당히 낫는 듯하다가 곧 다시 재발하기 쉬운 병이므로, 초기에 치료해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며,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
통풍이 남자의 병으로 분류되는 가장 큰 이유는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의 역할 때문이다. 따라서 폐경기 이후의 여성들도 안심할 수는 없다. 늘 건강한 식습관과 수영, 조깅, 자전거, 등산 등 꾸준히 지속할 수 있는 운동습관을 기르는 것도 스스로 할 수 있는 좋은 예방법이다.
서장석 현덕한의원 원장은 “최근 연예인을 비롯한 젊은 통풍 환자의 수가 급격히 늘어나며 통풍에 좋은 음식, 치료법에 관한 관심도가 늘고 있다. 통풍은 한방에서 오장육부의 기능을 정상화시키는 체질별 치료를 통해 개선 가능한 질병으로 생각된다. 이는 치료과정에 있어서도 음식이나 생활 습관에 크게 제약을 두지 않고 치료할 수 있기도 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