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사진>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통 큰 홍콩 투자가 계속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홍콩 글로벌 회장 겸 글로벌경영전략고문(GISO)을 맡고 있는 박 회장은 글로벌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데, 잇단 자금 수혈을 통해 홍콩 법인의 투자 여력을 확장하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홍콩법인에 3508억 원을 증자키로 했다. 앞서 1월에도 홍콩법인의 사업 확장을 위해 5000억 원을 증자한 바 있다. 두 번의 증자로 홍콩법인의 자본금은 1조8000억 원으로 늘게 됐다. 미래에셋대우 해외법인 전체 자본금 3조3000억 원의 절반이 조금 넘는 규모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5월 박 회장이 미래에셋대우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홍콩 회장 겸 GISO를 맡으면서 글로벌 비즈니스 구조에 변화를 주고 있다. 작년 초 인도법인을 개업하고 3000억 원 규모로 유증을 진행했다. 또 6월에는 뉴욕법인과 LA법인을 총괄할 지주사인 미래에셋시큐리티홀딩스를 세워 미국 사업의 지배구조도 개편했다.
올해 1월에는 브렉시트에 따른 유럽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유상감자를 통해 영국 런던법인의 투자 자본을 줄이고 이를 홍콩으로 이전했다. 홍콩에서 IB(투자은행), 트레이딩 업무 등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가 박 회장에게 포착된 것이 기회로 작용했다.
박 회장의 글로벌 사업 재편은 다양한 사업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은 올해 첫 자본금 확충이 이뤄지고 닷새 뒤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중국 유니콘 기업 ‘마오얀 엔터테인먼트’의 홍콩 기업공개(IPO) 공동 주관사로 선정됐다. 또 지난달에는 홍콩 주룽반도(구룡반도)에 있는 랜드마크 오피스 빌딩의 메자닌(중순위) 대출에 2억4300만 달러(약 2800억 원)를 투자키로 했다.
해외법인의 수익성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박 회장은 3월 임직원에게 보낸 사내 레터에서 “1분기 미래에셋그룹 해외법인이 약 700억 원의 세전이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작년 미래에셋그룹 해외법인이 올린 세전이익 약 1534억 원의 절반에 달하는 성적이다. 박 회장은 올해 일본에 진출하고 중국과 인도의 비즈니스도 확대하겠다고 밝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