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신협과 새마을금고를 대상으로 집단대출에 고강도 규제를 도입하는 등 제2금융권 가계대출 속도 조절에 나섰다. 특히 경기 하락 때 2금융권 대출이 먼저 타격을 입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금융위는 9일 ‘제2금융권 가계·개인사업자 대출 관계기관 협의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김용범 부위원장과 금융감독원, 2금융권 임원 등 관계자가 참석했다.
우선 최근 집단대출 금액이 늘어난 신협에는 예대율규제(80∼100%) 미충족 조합은 집단대출 취급을 금지하고, 동일사업장별 취급한도(500억 원)를 신설하는 등 관리기준을 강화했다.
그동안 집단대출 영업을 사실상 중단시켰던 새마을금고에는 신협 수준 이상의 취급 기준을 적용하고 대출대비 집단대출 비중을 현 수준(7.4%) 이내로 관리하도록 했다.
중단됐던 영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해주되 고강도 규제를 부과함으로써 금고 스스로 총량 관리에 나서도록 한 것이다.
집단대출 상시관리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금감원과 상호금융권 중앙회가 분기별로 집단대출 상세현황을 파악하고 집단대출 급증이나 건설경기 악화 등 리스크 요인이 발생할 경우 업권별로 집단대출 관리기준을 강화하거나 취급제한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 김 부위원장은 “2금융권은 우리 경제의 ‘약한 고리’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대출취급 실태를 주기적으로 자세히 살피고 잠재부실요인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어 “2금융권 가계·개인사업자 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연체율 등 위험 요인에 대비해 나갈 것”이라며 “관련 대출 증가속도 관리와 질적 구조개선을 위한 발표 조치를 차질 없이 이행하고 부동산임대업 등 특정 업종 편중과 연체율 상승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가계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기준 2.9%로 2017년(6.7%)과 2016년(12.9%)보다 많이 줄었다. 하지만 2금융권 취약차주 비율은 지난해 2분기 기준 65.5%로 은행 34.5%보다 여전히 높았다.
또 개인사업자 대출이 최근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부동산임대업 대출이 지난해 38.1%로 2017년 33.5%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융위는 “현재 연체율은 높지 않지만, 상호금융권을 중심으로 다소 상승하고 있다”며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2금융권 가계대출을 ‘5%’대에 맞춰 증가속도를 조절할 방침이다. 또 차주의 상환능력에 맞는 대출이 시행되도록 2금융권 총부채상환비율(DSR) 관리지표를 다음 달까지 도입한다.금융당국은 상호금융 조합의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집단대출에 대한 관리 강도를 큰 폭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