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들이 ‘쿠팡’을 라이벌로 선언한 이유는?

입력 2019-05-08 17:16 수정 2019-05-0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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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프 이어 롯데마트도 '최저가 경쟁' 상대 지목...쿠팡 쏠린 고객 끌어오려는 전략

▲위메프, 쿠팡과 식품군 가격 비교 그림 (사진제공=위메프)
▲위메프, 쿠팡과 식품군 가격 비교 그림 (사진제공=위메프)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쿠팡’을 라이벌로 선언했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몸집을 불리려는 여타 이커머스 업체뿐 아니라 온라인 시장과 경쟁해야 하는 오프라인 대형마트까지 쿠팡을 ‘공공의 적’으로 삼고 ‘쿠팡보다 비싸면 차액 보상’ 정책을 전면에 내걸었다. 로켓배송 서비스로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며 거래액을 늘려 나가는 쿠팡을 직접 겨냥해 쿠팡으로 쏠린 고객을 끌어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위메프는 8일 자사 식품 카테고리 매출 1위~50위 상품 가운데 74%에 달하는 37개가 쿠팡 상품보다 저렴(위메프 배송비 포함, 쿠팡 배송비 미포함)하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최저가 보상제’를 선언한 위메프는 식품·생활·유아동 등 생활필수품 카테고리 상품 가운데 쿠팡보다 가격이 비싸면 차액의 2배를 보상해주는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시행했다. 위메프 관계자는 “쿠팡은 월 거래액 1조 원에 육박하는 등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이커머스 업체이고, 생필품 분야에서 충성고객을 가장 잘 확보한 업체로 꼽힌다”며 “이번 최저가 보상제를 생필품 카테고리에 국한해 진행하는 만큼 그 분야에서 가장 잘하는 1등 업체라고 할 수 있는 쿠팡을 겨냥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생필품뿐만 아니라 다른 카테고리에서도 최저가 보상제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롯데마트 역시 쿠팡을 겨냥해 ‘최저가 보상제’를 시행한다고 선언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18일부터 두 차례에 걸쳐 온·오프라인 최저가를 향한 ‘극한 가격’ 정책을 시작했다. 롯데마트는 특정 품목의 가격을 쿠팡과 비교한 뒤 하루에 한 번 최저가로 가격을 변경했다. 이후 롯데마트는 어린이날을 맞아 1일부터 8일까지 ‘통큰 완구 대축제’를 진행하면서도 완구 제품 가격을 쿠팡과 비교해 최저가로 변경하는 행사를 다시 한번 실시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쿠팡을 비교 대상으로 삼은 것과 관련해 “온·오프라인 통틀어 최저가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온라인 유통 업체 중 가장 상징적인 쿠팡을 비교 대상으로 삼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쿠팡이 이커머스 업체를 넘어 대형마트의 라이벌로 꼽힌 배경은 로켓배송 정책으로 충성 고객을 확보해 세를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쿠팡은 로켓배송 상품 품목 수를 지난해 500만 종으로 늘렸고, 이 모든 상품을 자정까지 주문하면 1년 365일 다음 날 배송해 준다. 로켓배송 품목 수는 대형마트 품목 수인 5만 종보다 100배나 많은 만큼 쿠팡은 필요한 물건을 바로 구매해 쓸 수 있다는 대형마트의 장점을 무색하게 했다. 여기에다 쿠팡은 지난해 10월 로켓프레시 서비스를 론칭해 자정까지 주문한 신선식품을 오전 7시 전에 배송해준다. 쿠팡은 이 서비스를 12주 만에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했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은 최저가로 승부하는 회사가 아니다. 가격도 중요하지만 쿠팡의 장점은 빠르고 확실하게 배송된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쿠팡의 경쟁력이 최저가가 아닌 빠르고 정확한 배송에 있는 만큼 온·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쿠팡을 겨냥해 선보인 최저가 보장제는 지속적인 성과를 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저가 경쟁은 일부 상품 위주로 진행되는 만큼 반짝 효과만 있을뿐”이라며 “정체성이 뚜렷한 쿠팡의 배송 서비스에 일시적인 가격 경쟁으로만 승부를 보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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