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픈 시간인 오전 8시에 와서 3시간 기다렸네요.” 안양에서 일부러 블루보틀커피 1호점을 찾아왔다는 한수경(23)씨는 “이제 집에 가고 싶어요”라고 탄식을 내뱉으면서도 곧바로 갓 제조된 블루보틀 시그니처 커피인 뉴올리언스를 손에 들고 SNS 인증샷을 찍었다. 커피를 입에 대기 전에 블루보틀커피 로고가 전면에 보이도록 테이크아웃 전용잔을 들고 스마트폰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맛을 물어보니 “다른 커피 브랜드보다 우유 맛이 더 난다”고 평했다. 블루보틀커피 MD도 구입한 또 다른 소비자 임세호(34)씨는 “재고는 넉넉해보였다. 블루보틀 로고가 예뻐서 꼭 소장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블루보틀 코리아 한국 1호점이 서울 성수동에 3일 공식 오픈한 가운데, 오픈 시간인 오전 8시보다 이른 새벽 5시부터 고객들이 줄서기 시작했다. 블루보틀코리아 마케팅 담당자에 따르면 3일 오전 기준 시간당 100명의 고객들이 유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오픈 시간부터 줄 선 고객이 커피를 주문해 받을 수 있는 오전 11시 기준 400m 이상의 대기줄이 ’빨간색‘ 벽돌 외관의 블루보틀 한국 1호점을 둘러쌌다.
정오가 가까워지면서 햇볕이 내리쬐자 대기하는 고객들을 위해 블루보틀 로고를 앞섶에 단 직원들이 ’블루보틀 로고‘가 박힌 미니 종이컵에 얼음물을 나눠주는 풍경도 연출됐다.
블루보틀커피 오픈과 관련한 영향이 있는지 인근 상점의 점원에게 묻자 곧바로 크게 웃음을 터뜨리면서 “블루보틀 오픈 날이라 오늘따라 유독 손님들이 많이 몰리네요”라고 답했다.
지하철 뚝섬역 1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한 블루보틀 1호점 인근에는 오히려 카페를 찾아보기 힘들다. 블루보틀 1호점에서 한강 방향으로 깊숙히 들어가야 주형, 금속, 임쇄, 철재, 특수강 등 제조업 공장과 어우러져 카페들이 속속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러한 성수동의 지역 특성을 채택해 입점한 블루보틀 측은 ‘서울의 브루클린’이라고 입지 조건을 평했다. 외관을 살펴보면 통유리로 되어있는 개방형 아트리움을 통해 외부에서도 누구나 블루보틀의 로스터리를 볼 수 있게 설계됐다. 실제로도 오픈 당일 내부 인테리어와 분위기를 궁금해하는 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통유리에 얼굴을 최대한 가까이 대고 내부를 들여다보는 모습도 포착됐다.
핸드드립으로 천천히 내려주는 ‘느림의 미학’으로 유명한 ‘블루보틀 커피’. ‘빨리 빨리’를 외치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적중할까. 블루보틀코리아 마케팅 담당자 손현주 팀장은 “드립커피 한 잔 만드는 데는 2~3분 정도 걸린다. 에스프레소 기반 아메리카노, 라떼, 카푸치노 등은 1분 내 만들어진다. 두 종류가 모두 갖춰져있기에 다양한 고객 수요에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블루보틀 커피는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 LA를 비롯한 서부지역, 뉴욕, 워싱턴, 보스톤, 마이애미에서 56개 매장과 일본 주요 도시에서 1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음료 가격은 한국이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블루보틀의 대표 메뉴인 ‘뉴올리언스’의 경우 한국에서 5800원에 판매된다. 미국은 4.35달러(한화 5046원, 부가가치세 8.75% 포함), 일본은 540엔(한화 5616원, 부가가치세 8% 포함)에 판매 중이다.
블루보틀코리아 2호점은 올해 하반기 중 서울 삼청동에 오픈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