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부진을 내수판매 확대로 만회해온 현대차는 중국시장 판매부진 여파가 컸다. 현대차 내수판매 확대에 밀린 기아차 국내 판매는 무려 16%나 급감했다.
현대차는 산토끼를 놓치고 기아차는 집토끼를 놓친 형국이다.
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에서 7만1413대, 해외에서 29만7512대를 판매했다.
국내 판매는 전년 대비 12%나 늘었으나 해외판매가 9.3% 감소했다. 총 판매 역시 지난해 4월보다 5.8% 하락한 36만8925대에 그쳤다.
현대차는 해외시장 부진이 본격화되면서 이를 국내 판매 확대로 상쇄해 왔다. 해외시장에서 판매가 줄었어도 내수판매는 꾸준히 증가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달 역시 국내 판매가 10% 넘게 증가한 사이, 중국 판매부진에 발목 잡힌 해외판매는 무려 9% 이상 줄었다.
기대했던 만큼 내수판매가 늘어나지 못한 것도 전체 판매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4월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나선 쏘나타는 이미 누적 계약대수가 2만 대를 넘어섰지만 출고 물량은 6000여 대에 그치고 있다.
초기 품질문제 탓에 출고 지연이 있었고 이 여파가 4월 내수판매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다만, 계약대수가 이달부터 공급되는 만큼 실적추가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처럼 해외 부진을 내수판매 확대로 극복 중인 현대차 탓에 뚜렷한 신차효과를 보지 못한 기아차의 국내 판매는 주춤했다.
기아차는 지난달 국내에서 4만2000대, 해외에서 18만5773대를 판매했다.
해외 판매가 2.5% 감소한 반면 국내 판매는 전년 대비 무려 16.0%나 급감했다. 전체 국내·외 판매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줄어든 22만7773대에 머물렀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같은 기간(5만4대)보다 무려 16.0%나 감소한 4만2000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는데 주력 SUV 판매가 예상치를 밑돌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나아가 모델 교체주기를 앞두고 있는 K5와 K7의 판매 부진도 내수 판매의 발목을 잡았다.
해외 판매실적은 전년 동월 대비 2.5% 감소한 18만5773대에 머물렀다. 유럽 중심으로 판매 호조를 보였으나 중국 등 일부 신흥시장에서의 판매부진이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신차 사이클이 유리하고 해외 주요국가에서 신모델 출시가 이어지면 예년 수준의 판매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에 신형 쏘나타와 제네시스 신차 2종이 북미 시장에 투입된다. 엔트리급 SUV 신차 베뉴 역시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장문수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법인은 당장 환경개선이 어렵겠으나 신형 싼타페와 ix25, 쏘나타 등으로 이어지는 손익개선이 가능하다”면서도 “1분기 실적이 연간 목표치에 도달했으나 연말 중국시장 전기차 출시가 예정돼 손익개선이 빠르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