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실적 약화가 신용도에 부정적이라고 2일 언급했다. 무디스는 삼성전자의 ‘Aa3’ 선순위 무담보 채권등급과 ‘안정적’ 등급전망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무디스에 따르면 1분기 삼성전자의 매출과 조정전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대비 각각 14%, 60% 감소했다. 이는 주로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실적 약화에 따른 것이며, 디스플레이 사업부문의 실적 부진 역시 실적 약화의 요인이 됐다. 조정전영업이익률은 11.9%로 전년 동기의 25.8%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글로리아 취엔(Gloria Tsuen) 무디스 부사장 겸 선임연구원은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부진은 동사 사업의 경기 변동성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동사는 이러한 경기둔화에 대응하기 위한 매우 우수한 재무적 완충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파악했다.
이어 “2019년 하반기에는 데이터 센터 고객들의 재고조정이 완료되고, 계절적인 수요 회복, 가격 하락에 따른 고용량 제품 채용 확대 및 수요 확대를 토대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분기 데이터센터 고객들의 재고조정, 계절적 요인 및 거시경제적 불확실성, 낸드(NAND) 공급 증가 등 요인이 삼성전자의 디램(DRAM) 및 낸드 제품의 20% 중반대 판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동시에 디스플레이 사업부문은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요 둔화 및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 공급 증가로 1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동사가 초고화질(UHD, 8K) 및 초대형 TV 패널 등 고부가 제품 위주의 전략을 유지하는 가운데 플렉시블 스마트폰 OLED의 계절적 수요 확대를 토대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무디스는 판단했다.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기준 매출액 및 조정전영업이익은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한 2018년 대비 각각 약 10%, 5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8년말 기준 0.2배였던 동사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조정전차입금비율은 약 0.3배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이러한 실적은 2014~2016년과 유사한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사업을 포함한 디바이스 사업부문은 2018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의 79%를 차지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우수한 순현금보유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우수한 유동성 및 재무적 탄력성을 지지하는 요인이라고 무디스는 설명했다. 3월말 기준 동사의 현금성 자산은 102조 원, 총차입금은 13조 원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