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IT업계 처음으로 대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가 대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IT업계에서 처음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달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하는 대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5월 1일 직전 사업연도 자산 총액 10조 원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대기업집단을 지정해 발표한다. 올해에는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로 인한 한진그룹 측의 사정으로 인해 발표가 미뤄졌다. 이르면 8일, 늦어도 15일까지는 발표될 전망이다.
네이버의 자산 총액은 지난해 말 기준 9조8811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계열사들의 자산을 합치면 네이버의 자산 총액은 10조 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공정거래법상 연결기준이 아닌 국내 계열사만을 대상으로 기업집단 지정을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일본 자회사인 라인 등 해외 계열사 자산을 빼면 네이버가 경우 포함될 가능성은 적어진다.
같은 기간 카카오의 자산 총액은 7조9595억 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연결 기준에서 제외한 계열사들의 자산을 합치면 1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카카오는 2016년 공정위의 대기업집단에 포함됐었지만 자산 기준을 5조 원에서 10조 원으로 올리며 ‘준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빠진 바 있다. 현재 IT업계에서 준대기업집단에는 네이버와 카카오 외에 넥슨과 넷마블이 포함돼 있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자산 총액이 단기간에 상승한 것을 ‘적극적 M&A’의 효과로 분석한다. 카카오는 2016년 지정 이후 대형 M&A를 통해 몸집을 불렸다. 네이버 역시 2017년 지정된 이후 스타트업 인수합병 등을 통해 사업을 다양화했다.
대기업집단에 지정되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사익 편취 금지 등 기존 규제에 더해 상호·순환출자 금지, 채무보증 금지 등의 각종 규제를 추가로 적용받는다. 공정거래위원회 감시도 강화되기 때문에 IT업계에서 활동이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양사가 주력으로 삼고 있는 사업은 물론 소프트웨어, 로봇, 모빌리티 사업 등 신규 진출에 있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집단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만약 포함된다면 공시와 신고의무 등은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며 “대기업 이미지가 생겨 IT 사업에 영향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