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G파트너스가 인수한 유영산업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시점이 당초 계획보다 지연될 전망이다. 회사가 고가일 때 들어갔다가 실적이 악화하면서 현재로선 투자 손실이 불가피한 탓이다. VIG파트너스로서는 추가 투자를 단행해 회사 가치를 높인 뒤 엑시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VIG파트너스는 2017년 12월 유영산업 지분 100%를 정호태 회장으로부터 2200억 원에 인수했다. 블라인드 3호 펀드 1000억 원, 인수금융 1020억 원, 정 회장 재투자 180억 원 규모다.
유영산업은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글로벌 스포츠브랜드에 운동화 천을 납품하는 업체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성장률(CAGR)이 약 27% 수준으로 고성장했다. 하지만 최대 고객사인 나이키 대상 실적 악화로 2017~2018년 인수 전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41.2% 급락했다.
이 기간 매출은 687억 원에서 517억 원으로 24.7% 줄었고, 영업이익은 165억 원에서 68억 원으로 58.7% 떨어졌다. 당기순이익도 118억 원에서 67억 원으로 43.2% 급감했다.
VIG파트너스는 향후 나이키와 아디다스 대상 수주를 늘리기 위해 인도네시아 공장 인수와 베트남 공장 증설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신규 투자 규모는 600억 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유영산업이 회사나 사업 내용은 좋은데 VIG 입장에선 최고가일 때 비싸게 산 게 문제”라며 “블라인드 펀드의 주요 출자자는 국민연금으로 3분의 1 비중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또 “VIG가 추가 투자를 진행한 이후 상장 등으로 기업 가치를 높인 뒤 엑시트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