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닛산과의 합병 추진으로 다시 긴장 고조…성사되면 세계 2위 車업체 탄생

입력 2019-04-28 14:52 수정 2019-04-28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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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50대 50의 새 지주사 체재 고려…닛산의 강한 반대가 걸림돌

카를로스 곤 전 일본 닛산자동차 회장의 축출 이후 봉합됐던 프랑스 르노와 닛산의 긴장과 갈등이 다시 고조될 조짐이다. 르노가 최근 닛산과의 합병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새로운 갈등의 불씨로 떠오르고 있다.

오랫동안 연합 파트너였던 르노와 닛산이 합병하면 단숨에 독일 폭스바겐에 이어 세계 2위 자동차업체로 부상하면서 폭스바겐과 르노·닛산, 일본 도요타 등 3강 체제가 구축된다고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나 닛산은 합병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르노의 시도가 벽에 부딪히는 것은 물론 파트너십이 무너질 위험도 있다.

지난 1월 취임한 장 도미니크 세나르 르노 회장은 최근 닛산과의 합병안을 되살렸다. 르노와 닛산의 합병은 사실 곤 전 회장이 적극적으로 추진하던 방안이었으며 이에 대한 닛산 내부의 강한 반발로 결국 곤이 몰락하게 된 계기로 작용하기도 했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세나르 회장은 이달 초 닛산 측에 지주회사 구조를 통한 합병을 제안했다. 르노와 닛산 주주들이 50대 50으로 새로 탄생하는 지주사 지분을 보유하고 이사 수도 동수로 하는 동등한 관계의 합병을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사이카와 히로토 닛산 최고경영자(CEO)는 르노의 제안을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또 르노그룹이 최근 일본의 투자은행인 SMBC닛코증권에 지주사 체재 아래 르노와 닛산을 통합하는 계획 세부내용을 닛산 측에 전달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르노의 합병 요구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자율주행차와 전기자동차 등 새로운 기술에 대한 투자 압박이 커진 지금 자동차업체들은 규모를 더 크게 키울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양사가 합병하면 지정학적인 이점도 누릴 수 있다. 르노는 유럽 시장에 강점이 있으며 닛산은 르노에는 부재한 미국, 중국시장과의 연계를 제공할 수 있다.

닛산이 지난 24일 올들어 두 번째로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등 실적 악화가 가속화하는 것도 합병 등 개혁의 절박성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닛산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세나르 회장이 지난 3월 닛산 본사를 방문했을 때 미래 동맹 구조에 대해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표명했는데 르노 측이 다시 합병안을 들고 나왔다”며 “이에 최근 수주간 닛산에서 르노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닛산 경영진은 합병이 단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 재료가 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우수한 인재 유출 등 단점이 장점을 웃돌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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