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가 졸업 이후 삼성전자로 채용되는 '시스템반도체공학과'를 신설해 2021학년부터 운영한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를 비롯한 비(非)메모리 사업을 확장시키기 위해 연세대와 손을 잡았다.
25일 교육계에 따르면 연세대는 삼성전자와 함께 계약학과인 시스템반도체공학과를 공과대학에 신설한다는 계획을 교육부에 신고했다. 내년에 첫 신입생을 선발할 예정이다.
계약학과는 대학 등이 기업과 계약을 맺고 설치·운영하는 학과를 뜻한다. 통상 대학은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에 맞춰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기업은 재정지원과 함께 졸업생을 100% 채용한다.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도 이러한 취지에 맞춰 졸업 후 삼성전자에 취업이 보장되는 '채용조건형'이다. 한 학년 정원은 50명이고 학생들은 입학금과 수업료 등을 삼성전자에서 지원받을 것으로 보인다.
시스템반도체학과 신설은 삼성전자의 '통 큰' 투자의 일환이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에 133조 원을 투자하고 1만5000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동안 강세를 보였던 메모리 반도체 외에도 4.1%에 불과한 비메모리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서다. 특히, 전문인력 부족에 시달렸던 반도체업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번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시스템반도체학과의 신설로 연세대와 삼성전자에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전망이다. 학과 졸업생은 '삼성전자'라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취업이 보장되기 때문에 연세대는 고급인력을 유치할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전자 역시 '맞춤형 인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우려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교육계에서는 계약학과가 대학을 '인력양성소'로 전락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비판적 지성'을 길러낸다는 대학이 본연의 역할을 잃을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