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재단법인 동천 이희숙 변호사 “독거노인 무료법률상담, 숫자보다 깊이가 중요”

입력 2019-04-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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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숙 재단법인 동천 상임변호사(오른쪽)가 지난 13일 서울 종로3가 전국천사무료급식소 종로지부에서 무료법률상담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재단법인 동천)
▲이희숙 재단법인 동천 상임변호사(오른쪽)가 지난 13일 서울 종로3가 전국천사무료급식소 종로지부에서 무료법률상담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재단법인 동천)

이희숙 재단법인 동천 상임 변호사는 “(상담하는) 숫자보다는 얼마나 더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독거어르신 무료법률상담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22일 법무법인 태평양과 재단법인 동천이 지난 13일 서울 종로3가 전국천사무료급식소 종로지부에서 독거어르신에게 무료법률상담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태평양과 동천은 지난 2016년부터 매년 독거어르신에 대한 법률상담을 진행 중이다. 매년 상담소를 찾는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날 봉사에 참여한 태평양, 동천 구성원 23명은 이날 급식소를 방문한 330여 명 독거어르신에게 점심과 간식을 대접하고, 법률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르신 20여 명에게 무료법률상담을 진행했다.

독거어르신들이 겪고 있는 법률문제들은 여러 금전 문제, 호적 관계, 폭행 사건, 국가배상, 상속과 관련한 문제 등 매우 다양했다.

상담에 참여한 이 변호사는 “그분들이 어려운 환경에 있다 보니 많은 스토리들이 복합적으로 얽힌 경우가 많았다”며 “상담을 받는 분들이 법률상담으로 완전히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정확하게 법률적인 해결책을 받기보다는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된 여러 스토리를 말하면서 위로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들으면서 놓치고 있는 부분이라든지 조금 더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들을 변호사들이 찾아드리면서 조언을 해 드리는 형태가 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상담을 신청한 사람 중에는 이미 시효가 상당히 지났거나, 많은 재판을 거친 어르신도 있었다. 이 변호사는 “이미 시간도 많이 지났고, 끝난 변론을 새로 하긴 어렵지만, 상담자가 제기하고 싶은 문제점은 사실 우리 사회가 가진 전반적인 문제점”이라며 “새로운 침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상담했다”고 설명했다.

상담을 통해 공익소송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내부 심사를 거쳐 무료 소송을 지원한다. 이 변호사는 “태평양과 동천 내에 공익소송을 할 수 있는 절차가 있다”며 “소송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공익심사위원회 승인을 받아 소송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 변호사는 많은 사람을 상담하기보다는 충분한 시간을 들여 상담자의 고민을 깊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대기하는 분들이 ‘왜 이렇게 길게 하냐’고 항의하곤 하지만 짧게 이야기해서 결론 내리는 시간이 아니다”라며 “(상담자가) 충분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고, 그 속에서 저희가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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