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와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은 하룻만에 상승했다. 역외시장에서 원·달러가 상승한데다 호주중앙은행(RBA)이 공개한 4월 의사록이 비둘기파(통화완화·도비시) 적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호주달러와 위안화를 비롯해 아시아 주요통화들이 약했다. 반면, 중국 경제성장률(GDP) 발표를 하루 앞두고 있는 경계감에 추가 상승은 제한됐다.
이날 공개된 RBA의사록에는 내부적으로 금리인하 결정의 적정여부를 논의했고, 단기간내에 금리를 인상하거나 조정할 이유는 없다고 봤다. 가계소득성장률이 저조하고, 주택가격 하락이 전반적으로 소비지출 하락을 야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수개월간의 고용시장 선행지표 역시 혼재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도비시 RBA 의사록이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다만, 내일(17일) 중국에서 1분기 GDP와 3월 소매판매, 산업생산이, 유로(EU)에서 2월 무역수지와 3월 소비자물가(CPI) 지표 등 실물경제를 가늠할 경제지표 발표가 중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주 배당과 이에 따른 역송금 수요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주 원·달러는 1130원대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100엔당 원화환율도 2.6원 오른 1014.61원을 기록했다. 전날에는 1012.01원으로 거래를 마쳐 지난달 7일(1010.25원) 이후 가장 낮았었다.
역외환율은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33.5/1133.9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65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원·달러가 전반적으로 큰 변동은 없었다. 위안화가 생각보다 약세로 돌아서면서 이에 연동해 원·달러도 오른 모습이다. 위안화 약세 요인은 공개된 RBA 통화정책 의사록이 도비시하게 해석되면서 호주달러가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다만 원·달러엔 직접적 영향이 없었던 것으로 보여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17일 중국에서 GDP를 비롯해 소매판매 등이, 유로존에선 무역수지와 소비자물가 등 실물경기를 반영하는 지표들이 나올 예정이다. 지표를 확인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이번주 원·달러는 1125원에서 1140원 사이 등락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역외 환율 상승을 반영해 상승 출발했던 원·달러는 호주 중앙은행 의사록이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되면서 더 올랐다. 다만 이후엔 중국 GDP 발표를 앞두고 있어 움직임이 제한된 모습”이라며 “내일 중국과 유럽에서 나오는 경제지표들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 수출지표가 좋게 나오면서 되레 경제지표가 좋지 않을 경우 반작용이 있을 듯 싶다. 이번주 배당금 역송금 수요도 있어 원·달러는 1130원대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08엔(0.07%) 떨어진 111.91엔을, 유로·달러는 0.0005달러(0.04%) 내린 1.1304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45위안(0.06%) 상승한 6.7091위안을 각각 기록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