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이날 불길이 치솟고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다.
약 500명의 소방대원이 진화작업을 펼쳐 현재 불길을 근본적으로 통제한 상태이며 프랑스 정부는 대성당의 주요 구조물은 보존됐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없었다.
현장 모습을 생중계하는 TV 화면은 대성당 첨탑이 불꽃에 휩싸여 격렬하게 불타오른 끝에 붕괴하는 모습을 비췄다. 노트르담 대성당 주변 다리에서 이를 바라보던 시민과 관광객들은 눈물을 흘리면서 탄식했다. 한 파리 시민은 울면서 “이는 재앙이다”라며 “우리가 어떻게 이를 복구할 수 있겠는가”라고 한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예정됐던 대국민 연설을 취소하고 화재 현장으로 달려갔다. 화재가 네 시간 넘게 지속된 후 진화되고 나서 마크롱 대통령은 “두 개의 첨탑과 정면 구조물은 지켰다”며 “우리는 노트르담을 재건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대화재를 지켜보려니 너무 끔찍하다”며 “공중 소방 항공기가 불을 끄는 데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파리 소방당국은 헬기 등에서 대량으로 물을 뿌리면 건물 자체를 손상시킬 수 있어 이 방법을 사용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네소타주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노트르담 대성당은 우리 문화의 일부이자 삶의 일부”라며 “나도 그곳을 방문한 일이 있다. 이 세상 어떤 성당도 그곳과 같은 곳이 없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아직 화재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대규모 개보수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며 작업 도중 사고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붕괴한 첨탑에는 개보수 작업을 위한 발판이 촘촘하게 설치돼 있었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1163년 프랑스 국왕 루이 7세의 명령으로 건설이 시작돼 12세기 중반까지 약 100년에 걸쳐 완성됐다.
파리 중심부 시테 섬에 있는 고딕 양식의 건축물로 프랑스 혁명 당시 일부가 파손됐으나 19세기에 복구됐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걸작 ‘노트르담의 꼽추’가 바로 이 성당을 배경으로 쓰였다.
1991년 유네스코의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됐으며 매년 약 1300만의 관광객이 찾는 파리에서도 손꼽히는 명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