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슨, 중국서 반독점 위반 조사 받는다

퀄컴은 2015년에 과징금 10억 달러 선고 받아

▲스웨덴 스톡홀름에 있는 통신장비 제조업체 에릭슨 본사 입구. 스톡홀름/로이터연합뉴스

스웨덴 통신장비 제조업체 에릭슨이 반독점 위반 혐의로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IT전문매체 아이지웨이 보도를 인용해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이 에릭슨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SAMR는 최근 에릭슨 베이징 사무소를 갑자기 방문해 조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SAMR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신고를 토대로 조사를 시작했다. 중국 업체들은 에릭슨이 3G와 4G 이동통신망 표준필수특허 라이선싱 시장에서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제기한 상태다. 에릭슨도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며 전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에릭슨 측은 이어 “우리는 항상 ‘프랜드(FRAND)’ 원칙에 따라 특허 라이선스를 공정하게 제공하고 있다”고 글로벌타임스에 호소했다.

프랜드는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인(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을 줄인 말로, 특허가 없는 업체가 표준특허로 우선 제품을 만든 뒤 나중에 적정한 특허 기술 사용료를 낼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표준특허권자가 무리한 요구를 해 경쟁사의 제품 생산이나 시장 진입을 방해하는 것을 막기 위한 일종의 약자 보호제도다. 에릭슨은 2011년부터 지금까지 약 97억 달러(약 10조9968억 원)의 글로벌 특허 수입을 올렸다고 글로벌타임스는 분석했다.

중국 통신소비연맹의 샹리강 사무국장은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3G·4G 표준필수특허 라이선싱 시장은 퀄컴과 에릭슨, 노키아 등 외국업체들이 독점하고 있다”면서 “업계 선두주자들이 과도한 로열티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중국의 반독점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 벌금 부과와 중국 내 영업활동 조정 등 조처가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에릭슨의 중국 사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당국은 앞서 퀄컴을 상대로 4년 전에 약 14개월간 반독점 조사를 벌였다. 퀄컴은 2015년 중국 당국에 약 10억 달러에 달하는 과징금을 내고 중국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에게서 받는 로열티 비율도 낮추기로 합의했다. 샹 사무국장은 “중국이 최근 외국 기업에 대한 문호를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까지 개방하고 더 나은 환경을 조성키로 공언한 만큼 외국 기업들도 중국의 원칙에 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