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의 ‘글로벌 50’ 꿈이 무르익었다.
아모레퍼시픽은 10일 프리미엄 브랜드 ‘라네즈’를 유럽 18개국에 성공적으로 론칭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진출 국가는 총 36개로 늘어났다. 이모레퍼시픽은 2025년까지 글로벌 진출 국가를 50개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목표 시기를 6년여 앞둔 상황에서 이미 70% 이상 목표를 달성하면서 ‘글로벌 50’의 조기 실현도 기대된다.
이번 유럽 18개국 동시 론칭으로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해외시장을 다변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진출 지역도 아프리카와 남미를 제외한 글로벌 전역으로 확대했다.
라네즈는 4월부터 프랑스, 러시아,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18개국 800여 개 ‘세포라(Sephora)’ 매장에 입점해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선다. 지난 미국, 호주 세포라의 성공적인 론칭 경험을 발판으로 라네즈는 화장품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유럽에 당당히 입성하게 됐다. 유럽 시장에는 ‘워터 슬리핑 마스크’와 글로벌 베스트셀러 제품인 ’워터뱅크 모이스춰 크림’ 등 20여 개 주력 상품을 내세워 시장 선점에 나설 계획이다.
라네즈는 서경배 회장의 ‘글로벌 50’ 달성 최전선에 있는 브랜드다.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등도 해외에 진출했지만 아모레퍼시픽이 진출한 대부분의 국가에 깃발을 꽂은 브랜드가 바로 라네즈다. 설화수 등 프리미엄 라인이 중화권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고 동남아시아권에서는 색조 브랜드인 에뛰드하우스 등이 선전하고 있다. 기초 라인이 탄탄하면서도 가성비가 높은 브랜드인 라네즈는 특정 지역에 편중되지 않고 고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라네즈는 2002년 홍콩 진출로 글로벌 사업의 첫발을 내디딘 이래 2018년말 기준 아시아, 북미, 오세아니아 등 15개 지역에 진출했으며, 이번 유럽 18개국 세포라 입점을 통해 총 33개 지역에서 K뷰티 대표 브랜드로서 입지를 강화하게 됐다.
아모레퍼시픽은 수년 전부터 유럽 화장품 시장 및 소비자에 대한 분석을 진행하며 라네즈 진출을 준비해왔다. 글로벌 시장 분석기관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유럽 전체 화장품 시장은 2017년 기준 약 934억 유로(약 120조원)에 이르며 세계 화장품 시장의 약 22%를 차지하는 선진 시장이다. 최근 유럽 시장에서도 ‘K-뷰티’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는 상황이어서 해외 매출이 크게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도 커졌다.
서경배 회장은 최근 해외시장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해왔다. 최근에는 “14억 인구대국 인도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며 “인도는 중국과 아시아, 미국에 이은 네번째 기둥”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1% 늘어난 6조782억원, 영업이익은 25% 감소한 5495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악화가 이어졌지만 해외 사업 매출은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적극적인 해외 시장 진출에 힘입어 지난해 해외사업 매출은 8% 상승한 1조9704억 원이었으며 전체 매출의 32%를 차지했다. 2025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도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