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의 혁신을 호평하면서도 투자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애널리스트 보고서가 나왔다.
9일(현지시간) 미국 금융전문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인스티넷의 크리스토퍼 에벌르 애널리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테슬라를 자동차업계의 애플이나 세일즈포스로 비유했지만 지금 당장 주식을 매입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에벌르 애널리스트는 테슬라 투자의견에 대해서는 ‘중립’을, 목표주가는 300달러(약 34만 원)을 각각 제시했다. 이는 인스티넷에서 테슬라를 담당했던 로밋 샤 애널리스트가 지난 2월 회사를 떠나기 전 표명한 투자의견과 같다.
에벌르 애널리스트는 “테슬라는 자동차산업에서 진정으로 ‘파괴적 혁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기존 자동차 대기업이 비용을 절감하지 못하고 테슬라에 경쟁하는 제품을 개발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세일즈포스가 ‘SaaS(Software as a Service,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 사업모델을 개척했을 때와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테슬라는 휴대폰 시장에서 아이폰으로 파괴적 혁신을 일으켰던 애플과도 비슷하다”며 “테슬라의 급속충전소 네트워크와 무선 차량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는 애플의 iOS·아이튠스 생태계에 비교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에벌르 애널리스트는 “올해가 테슬라에 또 다른 변덕스러운 해가 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테슬라의 위험한 글로벌 확장 속도를 우리가 따라가는 것이 조심스럽다”고 지적했다.
테슬라가 지난주 실망스러운 1분기 차량 인도 실적을 발표하고 나서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 투자에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제프리스는 전날 테슬라 목표주가를 종전 450달러에서 40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같은 날 UBS는 목표주가를 220달러에서 200달러로 낮추고 ‘매도’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테슬라를 전담하는 30명 애널리스트 중 12명이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하고 있으며 7명은 ‘중립’을, 11명은 ‘매도’를 각각 제시하고 있다. 이들의 평균 목표주가는 322.29달러로, 2월 말의 339.86달러에서 낮아졌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0.3% 하락한 272.31달러로 마감했다. 올들어 지금까지 하락폭은 18.2%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