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및 비영리단체(이하 가계)의 금융부채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넘어섰다. 더 큰 문제는 부채 증가속도가 여전히 빠르다는 것이다. 가계의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규모 배율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중간·미EU간 무역분쟁 등 대외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대외 충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밖에도 저금리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주식투자에 나섰지만 손실만 키웠던 것으로 보인다.
GDP대비 가계부채 비중 증가폭도 전년대비 2.9%포인트 늘어 또 다시 확대되는 분위기다. 이 증가폭은 2016년 4.4%포인트 늘어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 이래, 2017년 2.1%포인트로 줄었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란 일반가계와 소규모 개인사업자, 소비자단체, 자선·구호단체, 종교단체, 노동조합, 학술단체 등을 포함한 개념이다.
앞서 국제결제은행(BIS)이 공개한 작년 3분기말 가계부채 비중 증가폭은 전분기보다 0.9%포인트 오른 96.9%를 기록한 바 있다. 이는 BIS가 집계하는 43개국 중 중국(1.2%포인트 증가) 다음으로 가장 크게 늘어난 것이다.
반면 가계의 금융자산은 62조541억원 늘어나는데 그친 3729조668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가계부채 대비 금융자산 배율은 2.08배에 그쳤다. 이는 연간기준으로는 2008년 1.97배 이후, 분기기준으로는 2009년 1분기 2.04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배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금융자산만으로 금융부채를 갚기 어렵다는 뜻이다.
지난 한해동안 가계는 주식투자를 의미하는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에 18조7320억원어치의 자금을 새로 쏟아 부었다. 이는 2017년 2조8090억원어치를 줄였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반면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잔액은 2017년말 748조8110억원에서 작년말 671조8830억원으로 되레 줄었다. 결국 주식투자에 나섰지만 손실만 키웠다는 의미다.
복수의 한은 관계자들은 “작년말 대내외 주가하락에 자산평가액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올들어 주가가 회복하고 있어 금융자산 배율은 다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GDP대비 가계부채 비중이 100%를 넘긴 했지만 증가세는 진정되고 있다. 또 100%를 넘긴 북유럽국가들을 봐도 건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