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WTO는 이날 발표한 세계 무역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무역성장률이 2.6%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무역성장률 3.0%에서 낮아진 것은 물론 작년 9월 제시한 전망치 3.7%를 6개월 만에 1.1%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이다. 전망이 들어맞는다면 올해 세계 무역성장률은 3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하게 된다.
호베르투 아제베두 WTO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무역 긴장이 고조되고 있어서 아무도 우리의 전망에 놀라지는 않을 것”이라며 “긴장을 해소하고 기술혁명이나 일자리 창출 등 오늘날 세계 경제가 직면한 도전에 대응하고자 글로벌 무역에 대한 긍정적인 경로를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점점 더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제베두 총장의 경고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운명이 매우 불확실한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지난해 철강과 알루미늄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글로벌 무역긴장을 더욱 고조시켰다.
WTO는 관세 전쟁은 물론 글로벌 경제성장의 약화도 무역성장 둔화 주이유로 꼽았다. 또 로버트 쿠프만 WTO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와 관련해 “합의 없는 이탈인 ‘노 딜(No Deal) 브렉시트’나 ‘하드 브렉시트’가 실제로 일어나면 올해 세계 무역성장률이 1.3%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IMF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도 이날 워싱턴D.C.에서 가진 미국 상공회의소 강연에서 “세계 경제가 모멘텀을 잃고 있다”며 “다음 주 업데이트될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성장률 전망이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IMF는 지난 1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3.7%에서 3.5%로, 내년은 3.7%에서 3.6%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2년 전만 하더라도 세계 경제의 75%가 성장세 가속을 경험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동시다발적으로 성장이 감속하고 모멘텀도 약화하고 있다. 현재 세계 경제의 70%가 둔화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도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중에 무역전쟁 종전을 절실하게 호소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현재 미·중이 거대한 경제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양국 모두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세계 경제에 막대하고 나쁜 부담을 안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IMF의 조사에 따르면 양국이 상대방 제품 전체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경제성장률은 0.6%포인트, 중국은 1.5%포인트 깎이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미국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중이 3개월 안에 무역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세계가 경기침체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그 이유로 기업심리의 급격한 악화에 따른 실업자 증가와 소비자들의 자신감 상실을 들었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경기침체를 촉발할 또 다른 변수로 노 딜 브렉시트를 들었다. 그는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을 3분의 1로 보면서 실제로 일어난다면 영국과 EU, 전 세계로 경기침체가 연쇄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