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는 31일(현지시간) 대선 1차 투표가 끝나고 나서 발표된 출구조사에서 30.4%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페트로 포로셴코 현 대통령은 17.8%로 2위를 기록했다.
이번 1차 투표에서 과반 이상을 얻은 후보는 없어 1,2위인 젤렌스키와 포로셴코가 오는 4월 21일 결선투표를 치를 것이라고 BBC는 전했다.
세 번째로 대선에 도전한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는 14.2% 득표율로 이번에도 고배를 마실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우크라이나 민주제안 펀드와 키예프 국제사회학연구소, 우크라이나 경제·정치연구센터 등이 함께 실시한 ‘국가 출구조사’에 따른 결과다.
우크라이나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율 63.48% 시점에서 젤렌스키는 28.78%, 포로셴코는 17.16%, 티모셴코는 14.79%를 각각 득표했다.
젤렌스키 후보는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뒤 BBC와의 인터뷰에서 “아주 행복하다. 여러분께 매우 감사한다. 모든 것이 최고”라며 “그러나 이번이 마지막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많은 우크라이나 국민이 새로운 정치인을 바라는 가운데 젤렌스키는 자신의 TV 풍자쇼 ‘국민의 종’에서 묘사된 것처럼 평범한 시민이 대통령이 되는 꿈을 실현하고자 한다고 BBC는 설명했다.
그는 이번 선거운동 과정도 평범하지 않게 진행했다. 유세나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는 대신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젊은 유권자들에게 호소했다. 또 러시아어와 우크라이나어를 모두 말하겠다고 밝혀 러시아권 유권자가 많은 동부 대부분 지역이 그를 지지하게 됐다.
재벌인 포로셴코 현 대통령은 ‘군대, 언어, 신앙’이라는 슬로건을 통해 보수적인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호소했다. 다만 지난 2월 발생한 방위산업 비리 스캔들 등 부패 혐의로 많은 유권자가 등을 돌렸다고 BBC는 지적했다.
젤렌스키와 포로셴코 모두 친(親) 유럽연합(EU) 인사로 분류된다.
2004년 오렌지 혁명의 주역이었으며 2010년과 2014년 대선에도 출마했던 티모셴코는 “포로셴코 현 대통령이 결선에 진출하게 된 이번 출구조사 결과는 우리의 분석으로는 사실과 다르다”며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