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나루역 인근 대형 창고가 13만 권 헌책 보물창고로 변신… 서울시, ‘서울책보고’ 개관

입력 2019-03-27 14:14 수정 2019-03-2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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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책보고’ 내부 (사진 = 서울시)
▲‘서울책보고’ 내부 (사진 = 서울시)

잠실나루역 인근에 국내 최초 공공 헌책방이자 서울 유일 독립출판물 도서관이 개관했다.

서울시는 비어있던 신천유수지 내 옛 암웨이 창고(송파구 오금로 1)를 리모델링해 전국 최초의 공공 헌책방 ‘서울책보고’로 재생해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고 27일 밝혔다.

‘서울책보고’는 1465㎡ 규모(지상 1층)의 초대형 헌책방이자, 기존 도서관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독립출판물과 명사의 기증도서 컬렉션까지 총 13만여 권의 책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책 문화공간’이다.

‘서울책보고’는 단순한 헌책 판매처가 아닌 영세 헌책방들과 연대해 기존 헌책방과 독자를 연결하는 ‘헌책방 홍보ㆍ구매 플랫폼’ 역할을 한다. 헌책방들은 보존하고, 헌책 마니아들과 시민들은 여러 헌책방의 소장도서를 한 곳에서 보고 구매할 수 있다.

‘서울책보고’에는 청계천 헌책방 거리를 지켜온 동아서점, 동신서림 등 25개 헌책방이 참여한다. 개관과 함께 이들이 보유한 헌책 12만여 권이 새 주인을 기다린다. 향후 참여 희망 헌책방 유무에 따라 헌책방 수와 보유 도서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이곳에서 위탁 판매될 헌책 종류와 가격은 모두 각 헌책방 운영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확정됐다. 10%대의 수수료(카드ㆍ위탁)를 제외한 나머지는 헌책방에 돌아간다.

서울시는 “시중 대형 중고서점보다 수수료가 낮은 만큼 참여 헌책방의 운영에는 도움이 되고, 독자들은 양질의 책을 더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책보고’ 내부는 주출입구를 기준으로 왼편에 헌책 판매 및 열람 공간(12만여 권)이 있다. ‘책벌레’를 형상화한 구불구불한 긴 통로를 따라 양옆으로 연결된 철제서가 32개가 배치된다. 오른편에는 △독립출판물 열람공간(2130여 권) △명사의 기증도서 전시공간(1만600여 권) △공연, 토크, 마켓 등이 열리는 아카데미 공간과 북카페가 있다.

독립출판물 열람공간은 이미 절판된 도서부터 최신 도서까지 총 2130여 권(개관일 기준)의 독립출판물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는 ‘서울 유일의 독립출판물 도서관’으로 운영된다.

대형 출판사가 아닌 개인이나 소수가 기획부터 판매까지 직접하는 독립출판물 특성상 재발행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기존 도서관에서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책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어 더 의미가 있다. 서울시는 독립서점들과 협업해 매년 400여 권의 책을 추가로 구입, 지속적으로 규모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명사의 기증도서 공간에서는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와 심영희 한양대 석좌교수 부부가 서울도서관에 기증한 1만600여 권의 도서를 만날 수 있다. 두 학자가 자신들의 지식을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고 사회에 돌려주고자 하는 마음을 담은 공간이다. 이 기증도서들은 두 교수가 직접 밑줄을 긋고, 귀퉁이에 메모한 손때 묻은 장서들로 여성학, 사회문제, 범죄학 등에 관한 전문도서이다.

▲‘서울책보고’ 내부(사진 = 서울시)
▲‘서울책보고’ 내부(사진 = 서울시)

아카데미 공간은 ‘책’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 지역주민들을 위한 지역연계 프로그램, 개인ㆍ가족 단위 독서 프로그램이 연중 열리는 시민 참여형 공간이다.

‘서울책보고’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서울책보고 공식 홈페이지(www.seoulbookbo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타 사항은 서울도서관 지식문화과(02-2133-0206, 0207)로 문의하면 된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책보고’는 기존 헌책방들과 함께 오래된 책에 새로운 가치를 입히는 ‘책’이 보물이 되는 복합문화공간”이라며 “헌책부터 기존 도서관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독립출판물까지 다양한 책을 향유하는 국내 어디에도 없던 새로운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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