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다이, 프라모델 시장 정체
새 브랜드 ‘펀포터’로 대혁신
“무엇이든 조립 가능” 콘셉트
마니아·일반인 두 토끼 공략
최근 일본 프라모델 시장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반다이는 마니아와 일반인 모두를 겨냥하는 공격적이며 다각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소개했다.
반다이는 일본의 전설적인 만화영화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의 등장 로봇을 소재로 한 ‘건프라’로 한국에서도 유명한 장난감 업체다.
반다이의 전략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 1월 15일(현지시간) 발족한 새 브랜드 ‘펀포터(FUNPORTER)’다. 프라모델의 본질을 ‘조립에 따른 다양한 제조 경험’이라고 정의하고 로봇 등 기존 제품을 넘어서 보다 폭넓은 대상물에 대해 조립의 추가 체험을 제공해 시장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반다이는 지난달 2월 15~17일 도쿄 돔시티에서 전시회를 개최해 펀포터가 무엇인지를 각인시켰다.
일본 세가새턴 게임기와 초콜릿, 다마고치 등 프라모델이라고 상상하기 어려운 소재를 제품화한 것들이 전시됐다. 그동안 프라모델은 조립이 다 끝난 작품이 주목받기 십상이었지만 이를 조립한다는 행동 자체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여성과 아이들이 쉽게 프라모델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반다이 하비사업부의 후지와라 다카시 제너럴매니저는 “우리는 오래되고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지닌 프라모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즐거움의 본질을 전하고 싶다”며 “펀포터에서는 사물 구조의 이해와 조립 경험에 착안한 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물론 전문 강사를 양성하고 전시회와 취미 공간을 갖춘 장소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니아층을 만족시킬만한 제품도 있다. 로봇 프라모델에서 외관상으로 나타나지 않는 내부 구조를 사용자들이 조립할 수 있게 했다. 또 로봇 손을 손가락 마디마디까지 나타내는 등 섬세하게 만들고 피부 혈색을 재현하는 등 과거에는 매우 숙련된 장인들만 구현할 수 있었던 기술을 구현했다.
손재주가 서투르다고 생각해 프라모델에 거리를 뒀던 사람들을 겨냥한 전략도 있다. 반다이는 올해 6월 입문용 프라모델 라인업인 ‘30미니츠미션스(30MINUTES MISSIONS)’를 출시할 예정이다. 건담과 같은 인간형 로봇 장난감이지만 반다이 자체 오리지널 디자인을 채택했다.
반다이는 프라모델을 어렵게 느끼는 주원인이 부품 조립 자체보다는 해당 부품을 찾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에서 비롯됐다고 인식하고 사람들이 직관적으로 부품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건프라는 만화영화 캐릭터 디자인을 바탕으로 사출 성형 용이성을 우선시해 설계, 부품 배치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었다. 반면 새 라인업은 부품 배치를 우선순위에 놓고 디자인을 결정, 사용자들이 쉽고 빠르게 로봇을 조립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반다이는 기존 프라모델이 ‘장식용’이었다면 이제는 장난감이 더욱 자유롭게 구동될 수 있도록 기어를 활용해 다양한 움직임이 가능한 ‘무버 프로젝트(Mover Project)’도 추진하고 있다. 올 가을 무버 프로젝트 제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