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최고 자동차회사와 러시아의 최고 검색엔진 기업이 손을 잡았다. 현대모비스와 러시아의 구글로 불리는 얀덱스가 자율주행차량 기술 개발에 합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현대와 얀덱스가 이번 기회를 발판으로 알파벳(구글의 지주회사)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자회사인 웨이모,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 그리고 제너럴모터스(GM) 등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시장에 서서히 접근 중이라고 평가했다.
자동차 산업의 전통 강자들은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뛰어들면서 기술회사들과의 협력을 늘리고 있다. 자율주행차량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인 소프트웨어 관련 전문지식을 공유하고 플랫폼을 함께 개발하려는 목적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결정짓는 가장 핵심 이슈로 바로 이 ‘기술’을 꼽고 있다.
그런 이유로 세계 2위 자동차 회사인 일본의 도요타는 소프트뱅크와 손잡았다. 미국의 포드 역시 중국의 인터넷 기업 바이두와 협력해 자율주행차량 시험에 나섰다. 볼보도 우버에 자율주행 실험에 필요한 자동차를 제공하고 있다.
러시아 검색엔진 회사로 출발한 얀덱스는 빠르게 사업을 확장해 왔다. 다른 분야에도 눈을 돌려 전자상거래, 스마트폰, 자율주행차량에도 발을 들였다. 현대차 역시 자율주행차량에 대한 투자를 이어왔다. 현대는 ‘인도의 우버’라 불리는 차량공유업체 ‘올라’에 3억 달러를 투자 한다는 발표에 이어 얀덱스와 기술개발에도 합의를 이뤘다.
안젤라 홍 노무라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가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분야 강화에 나섰다”며 “다른 회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상대적으로 약한 기술 부문을 보강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얀덱스와 현대는 AI 기반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 협력에 나설 예정이다. 이 기술을 우선 현대차의 소나타 모델에 적용할 방침이라고 양측은 밝혔다. 또 올해 말까지 얀덱스가 자율주행차량 운행 허가를 받은 러시아와 일부 국가에서 약 100대의 자율주행차량을 운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현대와 얀덱스의 협력은 이미 라이벌들이 포진한 시장에서 격차를 좁히기 위한 노력이라고 FT는 분석했다. 이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알파벳의 웨이모는 벌써 10년 전부터 자율주행차량 연구와 개발에 뛰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