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지금] K-POP스타들의 일탈행위를 보는 일본의 시각

입력 2019-03-19 06:00 수정 2019-07-2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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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 유지(세종대 교수, 정치학 전공)

“빅뱅은 소멸하는가?” 일본에서 이런 뉴스가 인터넷 신문기사로 화제가 되었다. 현재 한국에서 큰 뉴스가 되고 있는 빅뱅 승리의 성접대 알선 및 약물 거래 의혹을 비롯한 K-POP스타와 한류스타의 각종 스캔들은 일본에서 특히 팬들 사이에서 큰 고민거리가 되어 있다.

우선 빅뱅은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누려 온 그룹이다. 일본 팬들은 승리에 관한 일련의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은퇴했지만 다시 복귀해 주었으면 한다” 등 비명에 가까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점은 비판적 목소리가 강한 한국이나 동남아 측 분위기와 다르다. 그렇지만 머지않아 승리 등 K-POP 그룹 가수들의 스캔들은 혐한시위의 절호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있다.

빅뱅 승리는 일본에서는 V.I라는 예명으로 알려져 있다. 승리는 일본어를 유창하게 하기 때문에 일본 TV 토크쇼 프로그램에 몇 번 출연하기도 해 더욱 지명도가 높다. 나머지 4명은 현재 군복무 중이고 승리도 군입대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팬들은 멤버들이 제대하여 다시 일본 투어를 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중이었다. 그렇게 빅뱅이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는 그룹이기에 일본 언론들도 이번 스캔들의 향방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 지지통신, 아사히신문, 산케이신문 등 주요 언론사들이 사실보도 수준의 기사를 이미 몇 차례 내보냈다. 그런 주요 언론사들이 아니어도 일본의 한류 팬들이 반드시 보는 한류 관련 인터넷 사이트나 블로그에서는 일련의 스캔들에 대해 이미 상당한 심층적 기사가 보도됐다. 그런 인터넷 매체에서는 승리의 성접대 의혹의 발단이 된 카카오톡 대화방의 대화 내용도 공개됐으며 일본어로 번역되고 해설기사도 나와 있다. 그리고 문제의 대화방에서 대화한 아이돌들의 대화 자체가 한국의 기사와 똑같이 속속 보도되고 있다.

더 나아가 승리가 클럽 버닝썬을 통해 해외원정 성매매를 알선한 상대가 일본의 K건설회사라는 의혹이 불거지자 일본 측 매체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국민이 관련이 된다면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은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다.

빅뱅의 다음 콘서트는 승리까지 포함해서 전원이 제대하여 모일 수 있는 내년 하반기에 도쿄돔에서 계획되어 있지만 현재 그 개최도 불투명해졌다. 빅뱅의 일본 측 소속 음반 회사는 ‘에이벡스’다. 에이벡스는 아직 이번 사건에 관해 빅뱅의 한국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로부터 상세한 정보를 듣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빅뱅은 일본에서는 콘서트로 돈을 버는 그룹이다. 그런데 그 이익의 대부분을 한국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가 가져가므로 에이벡스의 수입은 그다지 크지 않다고 한다. 이런 수익구조도 빅뱅의 일본 내 운명에 영향을 준다. 사실 승리를 빼고 나머지 4명만으로도 콘서트를 할 수 있으나 그 문제는 수익구조에 달려 있는 듯하다. 에이벡스에는 현재 빅뱅의 동생뻘인 iKON이나 걸그룹 블랙핑크도 소속해 있는데, 그들이 에이벡스에 상당한 수익을 가져다 준다고 한다. 그러므로 에이벡스는 빅뱅의 문제가 커진다면 빅뱅과 거리를 둘 가능성이 있다고 일본 측 음악 관계자들이 언급했다.

한편 승리 등과 카카오톡으로 음란 동영상을 공유한 혐의로 경찰에 출두한 FT아일랜드의 최종훈이 17일 오전 21시간에 걸친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그의 소속사인 FNC엔터테인먼트는 이미 14일 최종훈의 그룹 탈퇴와 연예계 은퇴를 발표했다. 그런데 FT아일랜드는 올 4월 4일부터 일본에서 콘서트 투어가 예정되어 있다. 이쪽은 최종훈을 제외한 4명으로 일본 콘서트 투어를 감행한다고 결정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일본에서 많은 활동을 해온 가수 정준영이 몰래 찍은 성 동영상을 승리 등과 카카오톡방에서 공유한 사실과 그의 매춘 혐의, 게다가 그들을 경찰 간부가 봐주었다는 의혹 등은 일본에서도 이미 한류 팬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뉴스가 되었다. 일본 팬들은 계속 터지는 한류와 K-POP 관련 스캔들에 당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차태현 등의 원정 내기 골프 의혹 등도 이미 일본에서 한류 전문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상세히 보도된 상태다.

최근 한일관계가 극도로 악화한 상황에서도 한류와 K-POP은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지난해 BTS의 원폭 T-셔츠 소동으로 그들의 일본 TV프로 출연이 보류가 되었지만, BTS의 일본 콘서트 투어에는 거의 영향이 없었고 그들의 일본 투어는 대성공이었다. 그것은 한일 양국 정부끼리 대립해도 두 나라의 시민의식이 상당한 수준으로 성숙되었음을 증명해 주는 현상이었다.

그러나 현재 K-POP과 한류스타들은 스스로의 윤리적 문제로 스스로 무너지고 있다. 악화한 한일관계 때문이 아니라 자멸이라는 안타까운 형태로 무너져가는 이런 흐름을 멈출 수 없다면 한류와 K-POP 수익 전체의 80%라는 일본시장을 상당한 비율로 잃어버리는 결과가 되니 아이돌들의 윤리의식 개선이 시급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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