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통화 문제 합의 임박…인민은행 총재 “중국, 위안화 가치 절하 없다”

입력 2019-03-1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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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 이행 여부 감독 등 아직 불확실한 부분 있어…환율 안정은 중국에도 중요

▲달러·위안 환율 추이. 8일(현지시간) 종가 6.7216위안.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달러·위안 환율 추이. 8일(현지시간) 종가 6.7216위안.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타결이 임박한 가운데 최대 쟁점이었던 환율 조항도 합의가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이강 총재는 미국과 중국이 통화 문제에 거의 합의를 이뤘으며 중국은 위안화 가치를 절대 인위적으로 낮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강 총재는 이날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자회견에서 “미·중 양측은 무역협상과 관련해 많은 결정적이며 중요한 사안에서 합의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협상의 일환으로 중국은 자국 수출업자들이 해외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경쟁적으로 위안화를 평가절하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주요 20개국(G20) 등 다자간 협정을 통해 이를 약속했다. 절대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낮추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중국의 환율정책은 최근 수년간 미·중 갈등의 핵심에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6년 대통령선거 당시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조작해 무역에서 자국 제품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하는 이점을 누려왔다”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위안화 가치 하락에 중국이 미국의 관세 충격을 상쇄하려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최근 무역협상에서 미국 측은 중국에 위안화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인민은행의 외환시장 개입이 좀 더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달 말 의회 청문회에서 “우리는 통화 이슈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며 “이행 가능한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통화 문제 합의가 어떻게 이뤄질지 또 이후 이행과정을 어떻게 관리감독할지 등 많은 부분이 아직 불확실한 채로 남아있다.

이강 총재는 이날 “미·중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정한 규정에 따라 양측이 외환을 사고 팔 때 정보를 공개할 방법을 논의했다”며 “또 양국이 상대방의 통화정책 자율성을 어떻게 존중해야 할지도 논의 대상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후자는 인민은행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심화하고 있음을 암시한다고 WSJ는 전했다. 인민은행은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고자 느슨한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이로 인해 더 많은 자금이 풀려 결과적으로 위안화 가치가 하락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강 총재는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인민은행은 주로 국내 요인만을 고려한다”며 “환율은 통화정책의 주요 고려사항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중국도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서 환율 문제 합의가 미국에만 유리한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위안화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면 기업과 투자자들이 해외로 자금을 유출할 수 있어 중국의 금융시스템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 이강 총재는 “위안화 방어를 위해 우리는 1조 달러(약 1136조 원)의 외환보유고를 투입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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