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 교육비 지출(명목)은 42조2479억 원으로 전년보다 3.2%(1조3107억 원) 증가했다. 지출 총액은 사상 최대였던 2011년(42조8121억 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며, 증가율은 2009년(3.2%) 이후 가장 높았다.
교육비 지출은 2012년부터 4년 연속 감소했다.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감소한 데 따른 영향이다. 그러다가 2016년(0.5%) 증가세로 돌아섰고, 이후 매년 증가율이 확대되는 추세다.
교육비 지출 증가의 원인으로는 학생 1인당 사교육비 지출 증가와 근로시간 단축이 꼽힌다.
특히 근로시간은 지난해 7월 법정 근로시간이 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됐는데, 교육비 지출이 급증한 것도 이 시기였다. 한은은 근로시간 단축을 계기로 외국어 어학원이나 문화센터에 등록한 직장인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직장인들을 겨냥해 평일 저녁 강좌를 늘리거나 시간대를 조정하는 문화센터 등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오락문화 지출도 67조2357억 원으로 4.6% 증가했다. 2011년(5.8%)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같은 기간 소매판매액 지수도 오락, 취미, 경기용품이 전년보다 12.3% 늘며 2010년(13.0%) 이후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런 추세와 맞물려 국세청 통계에서 스크린야구장, 실내양궁장 등 스포츠시설운영업 사업자는 27.9% 늘었으며, 실내스크린골프와 헬스장도 각각 9.1%, 6.9% 증가했다.
교육비 지출과 마찬가지로 근로시간 단축이 직장인들의 오락문화 지출을 늘리는 데 기인했을 거라는 게 한은 등의 분석이다.
회식 문화도 바뀌고 있다. 주된 회식 장소인 술집 경기는 불황인 데 반해, 집에서 즐길 수 있는 맥주와 와인 수입량은 크게 늘었다. 관세청의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와인 수입 중량은 4만291톤으로 전년 대비 11.5% 늘었다. 맥주 수입 중량도 17.1% 급증했다. 수입 맥주는 ‘4캔에 1만 원’ 등 편의점을 중심으로 한 저가 마케팅에 힘입어 판매량이 매년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