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추진 중인 초고층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설 전략을 전격 수정했다. 자체개발이 아닌 국내외 투자자와 공동개발한다는 전략이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국내외 투자자들과 비공식적으로 접촉해 GBC 건립 공동개발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은 △해외 연기금 △국부펀드 △글로벌 투자펀드 △국내 유수 기업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GBC 건립과 개발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우고 이를 통해 GBC를 완성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연합뉴스를 통해 "국내외 투자가들이 GBC의 잠재력과 기대수익에 많은 관심을 표명하고 투자 참여에 적극적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어 "투자 효율성 측면과 GBC의 뛰어난 입지 조건 등을 고려해 미국 최대 개발사업으로 꼽히는 뉴욕 허드슨 야드 개발사업을 벤치마킹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드슨 야드 사업은 뉴욕 허드슨강 유역을 따라 개발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GBC는 입지 조건이 뛰어나고 대규모 주변 개발 계획으로 가치가 오르고 있는데 글로벌 투자자들이 합류한다면 GBC 가치는 더욱 커질 수 있다"라고 전했다.
현대차그룹이 GBC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세계적 부동산 개발 전문업체들도 프로젝트에 참여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14년 토지 매매계약 당시 10조5500억 원의 대금을 치렀다. 이 가운데 현대차가 55%를 부담했고, 현대모비스와 기아차가 각각 25%와 20% 비율로 나머지 대금을 나눠냈다. 이후 건축비 역시 현대차와 이들 계열사가 분담할 것으로 예측됐다.
현대차그룹이 'GBC 공동개발' 카드를 택한 것은 투자비 부담을 최소화해 미래 투자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달 27일 주주와 시장 관계자들을 초청해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2023년까지 향후 5년간 연구·개발(R&D)과 미래 기술 등에 45조3천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 1월 최종 심의를 통과한 GBC 사업은 서울시 인허가 절차를 거쳐 연내 착공될 예정이다. 예정대로라면 2023년 완공이 목표다. GBC는 국내서 가장 높은 569m 높이인 지상 105층 규모의 업무 빌딩과 호텔, 전시·컨벤션 시설, 공연장 등으로 구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