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 래리 컬프 CEO, ‘친정’ 다나허에 생명과학 부문 214억 달러에 매각

입력 2019-02-26 12:32 수정 2019-02-26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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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전문가 컬프, 사업 매각으로 구조조정 속도 내

제너럴일렉트릭(GE)의 래리 컬프 신임 최고경영자(CEO)가 ‘인수·합병(M&A)의 귀재’라는 자신의 명성에 걸맞게 사업 매각으로 구조조정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컬프는 25일(현지시간) 자신이 몸담았던 산업장비 제조업체 다나허에 GE 생명과학 부문을 214억 달러(약 24조 원)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구체적으로는 헬스케어 부문에서 바이오 의약품 개발·검사기기 등의 사업을 다나허에 넘긴다. 매각 작업은 올해 말까지 완료될 예정이며 GE는 세금 공제 조정 등으로 약 200억 달러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GE는 사업 매각에 따라 연내 예정하고 있던 헬스케어 부문의 분사와 상장을 중단할 전망이다. 컬프 CEO는 이날 미국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거래는 사업 분사 및 증시 상장보다 분명히 좋은 길”이라고 말했다.

컬프는 2000~2014년 다나허 CEO를 지냈다. 그는 14년간의 재임 기간 약 250억 달러를 M&A에 투자해 다나허의 매출과 시가총액을 다섯 배로 불려 명성을 얻었다. 지난해 4월 GE 이사회에 합류한 그는 같은해 10월에 15개월만에 경질된 존 플래너리의 뒤를 이었다. 컬프는 100년이 넘는 GE 역사상 처음으로 외부에서 수혈한 CEO가 됐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소프트웨어 자회사 매각과 석유서비스업체 베이커휴즈 지분 일부 매각 등 재무 개선을 추진해왔다. 구조조정 계획 대부분은 전임자인 플래너리로부터 이어져온 것이지만 이번 바이오 의약 사업 매각은 기존 노선과 다르다.

플래너리 전 CEO는 금융사업을 중심으로 한 거액의 손실을 만회하고자 지난해 6월 핵심 사업 중 하나였던 헬스케어 부문의 분리·매각을 결정했다. 이는 고육지책이었지만 시장에서는 가치창출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며 우려를 보였다. 컬프 CEO는 1월 말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헬스케어 부문의 상장 준비는 순조롭다”고 말했지만 물밑에서는 다나허와 협상을 진행했다.

GE의 바이오 의약 사업은 올해 30억 달러의 매출과 11억 달러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률이 40%에 육박하는 고수익 사업이라는 의미다. 다만 헬스케어 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출이 15%, 영업이익은 약 30% 정도다. 이에 컬프는 해당 사업을 매각해 부채를 줄이면서 헬스케어 사업 수익성은 그대로 유지하는 ‘일석이조(一石二鳥)’ 전략을 펼친 것이다. 매각 자금을 모두 부채 상환에 투입하면 지난해 말 기준 1100억 달러인 GE 부채의 약 20%를 줄일 수 있다고 신문은 내다봤다.

대형 M&A 소식에 GE 주가는 이날 장중 한때 16% 폭등했으며 6.4% 상승으로 장을 마쳤다. 다나허 주가도 8.5% 급등으로 마감했다. RBC캐피털마켓의 딘 드레이 애널리스트는 “매각 업체와 인수 업체 양쪽 주가가 이렇게 오르는 일은 거의 없다”며 “투자자들은 이번 ‘딜(Deal)’이 양사에 ‘윈윈(Win-win)’이라는 평가를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서치 업체 니드햄앤드컴퍼니는 “GE가 매각한 사업은 다나허의 기존 사업과 절묘한 보완 관계에 있다”며 “이는 분명 긍정적인 딜”이라고 분석했다.

GE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사업 철수에 있어서도 컬프는 M&A 전문가로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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